北 사흘 연속 GPS교란…軍 "내일 북풍에 또 대남 오물풍선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의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으로 인천 해상을 오가는 여객선과 어선의 내비게이션이 한때 오작동을 반복하는 등 불편을 겪은 가운데 30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연평도행 여객선이 출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으로 인천 해상을 오가는 여객선과 어선의 내비게이션이 한때 오작동을 반복하는 등 불편을 겪은 가운데 30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연평도행 여객선이 출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31일 사흘째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전파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 28일 밤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대량 날려 보낸 것을 시작으로 GPS교란, 미사일 카드를 번갈아 꺼내 들며 '물량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북한이 공언한 '강대강' 대적행동노선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 고취를 통해 내부결속까지 염두에 뚠 다목적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를 전후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서북도서 일대에서 GPS교란 신호가 탐지됐다.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GPS 교란으로 인한 군사작전 제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민간에선 29일부터 인천 해상을 오가는 여객선과 어선의 내비게이션이 오작동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관계 기관에 따르면 지난 29일부터 이날 오전 05시까지 접수된 GPS 수신 장애 신고는 780건에 달한다.

북한이 연쇄적으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대남공세에 골몰하는 만큼 우리 군도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북한에 다른 특이 도발 징후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9일 오전 6시 51분께 전북 무주군 무주읍의 한 마을에서 북한이 날려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풍선이 발견돼 군과 경찰이 내용물을 조사하고 있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지난 29일 오전 6시 51분께 전북 무주군 무주읍의 한 마을에서 북한이 날려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풍선이 발견돼 군과 경찰이 내용물을 조사하고 있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또 '오물풍선' 살포 가능성

이와 관련, 군 당국은 북한이 내일(6월 1일) 대남 '오물풍선'을 재차 살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 관게자는 이날 "6월 1일부터 북풍이 예고되어서 대남 오물풍선이 예상된다"며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오물풍선이 부양되면 언론에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관기관과 협조해서 대국민 안전조치를 최우선으로 강구할 것"이라며 "대남 오물풍선이 부양되면 낙하물에 유의해 주시기를 바라고, 오물풍선을 발견할 경우 만지지 말고 신고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최근 대남 도발은 남북관계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의 '두 국가 관계' 선언 이후 대남 적대의식·주적관을 강조하는 것과 연관된 측면이 있다"며 "대남 위협은 물론 주민 적개심 고취를 통한 내부결속까지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타격권으로 한 600㎜ 초대형 방사포 위력시위사격을 현지지도 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타격권으로 한 600㎜ 초대형 방사포 위력시위사격을 현지지도 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뉴스1

앞서 북한은 지난 30일 남측을 겨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적들이 공화국을 반대하는 군사력 사용을 기도할 때에는 언제든 자위권을 발동해 선제공격도 불사할 우리의 대응 의지를 명백히 보여주기 위한 초대형방사포병구분대(대대급)의 위력시위사격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北미사일 쏘며 "선제공격도 불사" 

북한은 이번 사격이 김정은의 명령·지도 따라 진행된 무력시위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우리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에 직면하게 되는가를 똑똑히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남용'이란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0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한국을 타격권으로 한 600㎜ 초대형 방사포 위력시위사격 훈련을 참관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0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한국을 타격권으로 한 600㎜ 초대형 방사포 위력시위사격 훈련을 참관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신문은 "포병들은 사거리 365㎞의 섬 목표를 명중 타격하고 부과된 위력시위사격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다"면서 일렬로 늘어선 초대형방사포 18문이 일제히 사격하는 모습과 알섬으로 보이는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여러 장 함께 공개했다.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 육·해·공군 본부가 주둔하고 있는 계룡대와 주한 미군 공군기지가 있는 군산을 비롯한 대부분의 비행장이 사정권에 포함되는 비행거리다.

북한의 초대형방사포는 한·미 정보당국이 KN-25라는 코드명을 부여한 사거리 400㎞의 SRBM이다. 사실상 한국을 겨냥한 무기로 북한은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국가주권과 영토완정 수호를 위한 군사적보복력을 가동시키는 것은 우리의 헌법이 승인한 공화국 무장력의 의무이고 사명"이라며 "우리의 핵무력은 전쟁억제와 전쟁주도권쟁취의 중대한 사명을 임의의 시각, 불의의 정황 하에서도 신속 정확히 수행할 수 있게 더욱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대강 대적행동원칙'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타격권으로 한 600㎜ 초대형 방사포 위력시위사격을 현지지도 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타격권으로 한 600㎜ 초대형 방사포 위력시위사격을 현지지도 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뉴스1

이는 북한이 지난해 연말부터 '남조선 영토 완정(完整)', '전쟁 준비' 등을 언급하면서 대남 위협수위를 끌어올린 것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앞서 합참은 지난 30일 "오전 6시 14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10여 발을 포착했다"며 "미사일은 350여㎞를 날아가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에는 화력운영체계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신문은 "국가핵무기종합관리체계의 구성 계통인 '통합화력지휘체계'를 가동했다"며 "당중앙군사위원회 비밀암호 지령문이 전송되고 통합화력지휘체계에 의한 대대일제사격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의 핵무력이 신속·철저한 시스템에 기반해 운용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공군의 비행훈련 및 타격 훈련에 대한 반발성 위력시위"라며 "강대강 대적행동원칙 따라 한국 공군 비행장에 대한 일제 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