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오물풍선은 정전협정 위반"…대북 확성기∙드론 대응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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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지난 29일까지 이틀간 날아온 북한 ‘오물 풍선’ 관련, 북한군 차원에서 이뤄지는 범죄행위로 보고 대북 확성기 방송 등 심리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살포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잔해들이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29일 오전 대남전단 풍선으로 추정되는 잔해가 경기 용인시 이동읍 송전리에서 발견됐다. 뉴스1

북한이 살포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잔해들이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29일 오전 대남전단 풍선으로 추정되는 잔해가 경기 용인시 이동읍 송전리에서 발견됐다. 뉴스1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물 풍선을 날려보내는)북한군의 이러한 행위는 군사 작전”이라며 “남남갈등을 유도해 우리 민간단체의 풍선 부양을 차단하려는 정치적 목적의 저급하고 치졸하면서도 반인륜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쓰레기를 띄워 보내는 만큼 범죄행위로도 볼 수 있다고 이 실장은 덧붙였다.

실제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28일부터 날린 260여개 풍선에는 담배꽁초, 퇴비, 폐건전지, 폐 천 조각 등 각종 오염물질이 들어있었다. 풍선 1개의 적재물 무게는 10㎏이었다.

이 실장은 또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이 군 차원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전날(29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우리 인민의 표현의 자유”라고 오물 풍선을 정당화한 데 반박으로 해석된다. 이 실장은 “우리 민간단체의 풍선은 생필품을 포함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성격”이라며 차이를 규정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동부~서부전선의 수 개 지점에서 풍선을 띄웠다고 보고 부양 원점을 감시정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 군이 대남 풍선에 생화학 테러물질을 실어 보낼 가능성도 예의주시 중이란 의미로 읽힌다. 다만 이 실장은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높은 고도에서 화생방 무기가 폭발했을 경우에 지상에 내려오면 유독성이 없다”고 말했다.

군은 군사분계선(MDL) 이북 풍선 부양 원점을 들여다보며 북한군이 화생방 물질 등을 보내려 하는지 집중 감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 합참은 북한이 적절한 풍향을 노려 다시 풍선을 보내는 것은 물론, 남북 공유 하천에 오물을 투척할 수도 있다고 보고 대비하고 있다. 현재 공중에 떠있는 풍선은 없는 걸로 파악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대남전단으로 추정되는 '미상물체'가 경기·강원 접적지역 일대에서 식별됐다고 29일 밝혔다.  전국 곳곳에서 북한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대남 '휴지짝·오물짝'을 발견했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사진은 경기 연천에서 발견된 대남풍선. 합동참모본부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대남전단으로 추정되는 '미상물체'가 경기·강원 접적지역 일대에서 식별됐다고 29일 밝혔다. 전국 곳곳에서 북한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대남 '휴지짝·오물짝'을 발견했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사진은 경기 연천에서 발견된 대남풍선. 합동참모본부

군 당국은 상황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과 드론 침투 등 직접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실장은 “대비태세를 갖추는 게 군의 임무”라며 “대북 심리전 태세는 항상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기자단에 배포한 김여정 담화 관련 입장문을 통해 "당국의 감시 하에 주민의 의사 표현이 심각하게 제한받고 있는 북한의 ‘허울뿐인 표현의 자유’를 우리와 같은 선상에서 논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묻고 싶다"며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3대 악법을 제정하여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북한의 주장은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김여정 담화에서 이번 오물 풍선은 ‘인민이 살포’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앞으로도 살포를 예고하는 것은 살포 주체가 인민이 아니라 ‘당국’임을 자백하는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이 외부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자기결정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임을 조속히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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