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한밤중 경기지역 13개 시군에 발송됐던 북한의 대남전단 살포와 관련한 재난문자의 용어가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난문자 내용 중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라는 표현과 'Air raid'(공습)이라는 영문이 혼란을 가중했다는 주장이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28일 오후 11시32분쯤 파주·고양·연천·의정부·포천·남양주·동두천·양주·수원·오산·평택·용인·안성 등 도내 13개 시군에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 시 군부대 신고. Air raid Preliminary warning [경기도]'라는 내용의 재난문자가 발송했다.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에 따라 수도군단에서 대남전단 추정 미상 물체(풍선)가 식별됐다고 알리자 경기도에서 풍선의 이동 경로에 해당하는 13개 시군에 재난문자 발송한 것이다.
재난문자를 받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재난문자에 영문으로 'air raid'라고 표기된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대피해야 하는 상황인가 싶어서 가족들이 옷을 챙겨입고 불안해했다" "외국인들이 더 놀랐을 듯"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선 "진짜로 전쟁이 터진 줄 알아 당황했다" "큰 소리(경보음)와 함께 전시 상황을 알리는 듯한 메시지가 왔었다" "내용을 번역해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공습 예비 경보’(air raid warning)가 진짜 맞는 거면 잠자도 되는 거냐"는 등 현재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들이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군 측이 보낸 내용을 거의 그대로 내보낸 것"이라며 "재난문자의 영문은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에 따라 자동으로 붙는다.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등을 위한 것인데,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를 감안해 선택항목의 '항공기'를 넣어 영문 'Air raid'가 따라갔다"고 했다. 선택항목에 항공기 외에 탄도탄, 정찰위성 등이 있는데 항공기가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에 근접한다는 설명이다.
경기도 안전관리실 관계자도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른 문자 발송이라 경기도에서 군이 보낸 내용을 가감할 수 없지만 이번 경우에는 영문으로 'air raid'이 어울리지 않는 만큼 이를 개선하거나 구체화한 다른 용어로 보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살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 풍선이 현재 90여개 정도 발견됐다. 풍선에는 대변 종류로 추정되는 오물이 봉투에 들어 매달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 26일 국내 대북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맞대응하겠다며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 지역과 중심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