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역거점의대 입학생 73% 비수도권…전주 73명 최다 [지역의대 전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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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프리랜서 김성태

지역거점국립대 의과대학 9곳의 2024학년도 합격자 중 70% 이상이 비수도권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인재전형의 효과로 의대생을 배출한 지방 고교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지역인재전형을 제외하고는 수도권 고교 졸업생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29일 각 대학이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역거점국립대 의과대학 9곳의 2024학년도 합격자 837명(정원 외 포함) 중 비수도권 고교를 졸업한 학생은 608명이었다. 강원·경북·경상국립·부산·제주·충남·충북·전남·전북대 등 지역 국립의대 입학생의 72.6%가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에서 배출됐다.

이는 지역인재전형 확대의 효과로 풀이된다. 지방대육성법에 따라 지역거점국립대를 포함한 비수도권 26개 대학은 매년 지역 고교 출신의 선발 비율을 높여왔다. 지역거점국립대 9곳은 2024학년도 입시에서 지역인재전형으로 전체의 53.7%인 450명을 선발했다.

지역인재 강세 속 수도권 약진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지역인재 강세는 시도별 합격생 집계에서도 나타난다. 9개 의대 합격생의 출신 고교 소재지를 살펴보니 전북 전주시에서 배출한 졸업생이 73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대구 수성구(46명), 서울 강남구(32명), 경남 창원시·전북 익산시(21명) 순이었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권역 내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비율, 지역 학원가나 명문고 유무에 따라 의대생 배출 규모가 확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총 111명의 합격생이 나온 전북의 경우 권역 내 지역거점국립대인 전남대가 지역인재전형으로 70%가 넘는 인원을 선발했으며, 전북대는 전북 고교로만 한정한 지역인재전형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의대 진학을 위한 수도권 학생들의 지방 침공도 여전했다. 전체 모집정원의 27.4%인 229명이 수도권 고교에서 배출됐다. 서울시 114명, 경기도 93명, 인천시 22명 등이다. 이는 지역인재전형 모집 정원을 제외한 387명의 59.1% 수준이다. 출신 고교를 제한하지 않은 전형은 합격생 10명 중 6명이 수도권에서 나온다는 의미다. 서울의 경우 25개 자치구 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비중이 50.9%(58명)로 절반을 차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시를 기준으로 하면 수능에서 2~4개 정도 틀린 학생들이 전국 의대에 퍼져있다고 보면 된다”며 “수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인재전형이 아니었다면 수도권 학생의 합격률이 훨씬 더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산고, 지역 의대 합격 배출 최다…검정고시도 11명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학교별로는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인 상산고 졸업생의 의대 합격생이 20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북대(8명)·경북대(7명)·전남대(3명)·경상국립대(2명) 등에 영·호남 국립의대에 합격생을 고르게 배출했다. 뒤이어 대구 경북고(10명), 울산 현대청운고·전북 전일고(9명), 대구 경신고·전북 전주고(8명) 순이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합격생을 배출한 학교는 각각 6명이 합격한 단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단대부고)와 숙명여고였다. 합격생을 5명 이상 배출한 21개교 중 특수목적고나 자사고가 3분의 1(7곳)을 차지했다.

1명의 합격자만 낸 학교는 전국 323곳에 달했다. 1명의 국립대 합격생을 낸 부산 남성여고의 김형길 교장은 “학구열 낮은 지역의 학교더라도 전교 1~2등이 수능 최저만 맞추면 지역인재전형 교과 전형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검정고시 출신 합격생도 11명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근엔 내신 성적을 삐끗해 수시모집 지원이 힘들어진 학생들이 자퇴 후 수능 공부만 열심히 파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의대 증원에 따라 현재의 지역 명문고 현상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지역인재전형 확대의 수혜를 입는 데다가 수능 성적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각 대학은 이달 말에 세부 모집요강을 발표할 예정이다. 임성호 대표는 “이번 모집요강 발표에서 달라진 건 의대 모집정원 뿐”이라며 “높은 수능 최저등급이 유지되는 한 수능 준비에 강한 지역 명문고 강세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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