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죽은뒤 나오는 ‘장롱 현금’…일본 비극 남의 일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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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2~3년 주기로 발표되는 ‘시도별 장래인구추계(2022~2052년)’가 절망적입니다. 앞으로 인구가 계속 줄어들어 30년 뒤엔 세종과 경기를 제외한 서울·부산 등 모든 시도 인구가 감소합니다. 이미 전년 대비 인구증가율을 뜻하는 인구성장률이 2022년부터 서울·부산·대구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2039년부터는 세종을 빼곤 모두 마이너스가 됩니다.

인구가 줄어드면 경제가 연쇄적으로 쪼그라듭니다. 생산·소비·투자·고용이 모두 줄어드는 악순환의 심연에 빠져듭니다. 문제는 이같이 예정된 미래를 피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바닥을 모를 저출생 흐름이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인 것은 고령자의 소비 위축도 예정된 미래라는 점입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의 베이비부머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현실을 심층분석했습니다. 대략 2억7000만 명에 이르는 이들은 역사적으로 전례없이 자산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전례없는 백세시대를 살게 되면서 불안한 미래를 대비해 구두쇠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벌써부터 고령화 문제를 겪어온 일본에선 새로운 일도 아닙니다. 사망한 뒤 장롱에서 현금 뭉치가 나오는 일이 허다합니다. 생전에 자녀들에게 후하게 나눠주지도 못하고 자신이 쓰지도 않고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비극이 우리에게도 예정된 미래라면 정부는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자녀 교육이나 결혼을 위해 증여를 하는 경우에는 과감하게 비과세를 해야 합니다. 부의 대물림을 하게 된다면서 주저해서는 모두 공멸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습니다. 혜택을 못받는 계층에겐 사회안전망을 보강해 공정성을 높이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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