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위성 실패 분풀이? "오물짝 경고"하더니 대남 전단 뿌린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지난 26일 대북 전단(일명 ‘삐라’)에 반발해 “수많은 휴짓장과 오물짝이 한국의 국경 지대와 종심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공언한 지 이틀 만인 28일 대남 전단을 살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동참모본부는 오후 11시 문자메시지 공지를 통해 “대남 전단 추정 미상물체가 식별됐다”고 밝혔다. 합참은 “물체는 경기·강원 접적 지역 일대에서 식별됐으며, 군이 조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상물체 식별시 접촉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내용의 위급재난문자도 발송됐다.

북한의 전단. 송봉근 기자

북한의 전단. 송봉근 기자

앞서 북한은 ‘전단 맞불’을 예고했다. 지난 26일 김강일 국방성 부상 명의로 담화를 내고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징후를 감지한 한·미의 연합 공중 정찰 및 우리 해군·해경의 해상 경계 강화 등에 반발했다. 정찰 자산을 일일이 거명하며 “이 같은 적대적 군사정탐행위는 각이한 군사연습과 함께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북 전단도 문제삼았다. “국경지역에서의 빈번한 삐라와 오물 살포 행위에 대하여서도 역시 맞대응할 것”이라며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 지역과 종심 지역에 살포될 것이며 이를 수거하는데 얼마만한 공력이 드는가는 직접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담화 이틀 만에 대남 전단을 살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직후라는 점이 주목된다.

북한은 전날인 27일 오후 10시 44분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쏘아올렸으나 발사 2분 만에 공중 폭발했다. 북한이 기술적 완성도를 검증하기 전에 성급하게 발사를 시도했다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데, 한·미의 정찰 강화로 인해 연료주입 방법 등이 제약됐을 가능성이 있다. ‘대남 화풀이’ 성격도 있는 셈이다.

북한의 위성이 발사 직후 공중폭발하는 장면이 공개돼 망신을 산 데 대한 반발일 가능성도 있다. 일본 NHK 방송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촬영한 영상을 방영한 데 이어 합동참모본부도 우리 감시 장비로 촬영한 폭발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공개 자체가 이례적인데, 서북 도서 지역에서 경계 근무 중인 경비함정에서 촬영한 영상이었다.

이와 관련, 김강일은 26일 담화에서 “한국괴뢰해군과 해양경찰의 각종 함선들의 기동순찰”도 비난했다. 이를 해상국경선 침범으로 규정하며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도발 가능성도 암시했다. 이번 전단 살포가 그 신호탄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당시 김강일은 “최고 군사지도부”의 결정도 언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직접 지시에 의한 것임을 명확히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