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 “금융범죄 기소 57% 증가, 검수원복 덕?”…알고보니 경찰도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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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금융범죄 적발률이 오른 것은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만의 성과일까.

법무부는 26일 “수사 시스템 복원을 통해 검찰의 금융·증권범죄 기소율과 추징보전액 등이 수직 상승했다”고 밝혔다. 2020년 대비 2023년 검찰의 금융·증권범죄 관련 기소 인원이 573명에서 902명으로 57.4%, 기소 건수가 399건→535건으로 34.1% 증가했다면서다.

검찰 내 금융범죄중점청인 서울남부지검은 같은 기간 금융·증권범죄 관련 기소 인원이 174명→351명, 구속 인원이 46명→94명으로 각각 2배가량 늘었다. 추징보전액은 4449억원에서 1조9796억원으로 4.5배 증가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秋가 없애고 韓이 복원…법무부 “합수단 복원 덕”

2020년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 직접 수사부서 축소 방침에 따라 1월부터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이 폐지됐던 해다. 합수단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22년 5월 부활해 지난해 3월 남부지검에 합수부로 정식 직제화됐다. 급증하는 코인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이하 가상자산합수단) 역시 지난해 7월 남부지검에 신설됐다.

지난해 7월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 공식 출범식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왼쪽 6번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 8번째)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 공식 출범식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왼쪽 6번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 8번째)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는 남부지검에 합수단을 복원하고, 가상자산합수단을 신설하는 등 ‘검수원복’을 추진한 것이 수사 실적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검찰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 유관 기관이 구축한 ‘패스트트랙’ 제도 역시 처리 사건 수가 합수단 복원 전 29건에서 이후 40건으로 37.9% 느는 등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실제로 합수단 복원 등을 통한 적극적 수사가 이뤄졌다. 7300억원대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라덕연 전 호안투자자문 대표 등을 기소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건(56명 기소), 단일종목 사상 최대 규모인 6616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23명 기소),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관련 시세조종 사건(수사중)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검찰의 핵심 수사로 강조됐던 것들이다.

통계 모수는? 검찰 금융범죄 사건 수 어디로

그러나 법무부는 이번 통계의 모수 격인 전체 금융범죄 사건 수가 얼마나 증가했는지는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대검찰청 통계상 금융범죄 사건 수가 별도로 분류·관리되지 않고 있다(법무부 관계자)”는 이유에서다. 금융범죄 자체가 늘어 수사 실적도 늘었을 가능성이 간과된 셈이다. 이 관계자는 “향후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그사이 다른 수사기관에 집계된 금융범죄 역시 증가세가 뚜렷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주식 시장은 시가총액 2800조원대로 세계 10위권의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범죄 적발·조사·수사 인프라는 만성적 부족으로 인해 사건 적체가 나날이 심화하고 있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경찰이 검거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은 2020년 154건(463명)에서 지난해 254건(556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경찰이 검거한 가상자산 관련 불법행위는 2020년 289명, 피해액 2136억원에서 지난해 902명, 1조415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경찰청 수사국 관계자는 “검찰·금감원이 대규모 시세조종 사건을 주로 다룬다면, 경찰은 주식·코인 리딩방 사기나 코인 구매대행 사기 등 민생 침해사건이 핵심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금융 범죄가 전반적으로 계속 증가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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