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아서 한번, 줘서 한번…영광군수, 두번째 ‘임기 중 낙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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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종만 전남 영광군수가 또다시 군수직을 잃었다. 2008년 뇌물수수죄로 군수직을 상실한 데 이어 2번째로 군수 자리에서 중도하차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지난 1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 군수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선출직 공직자는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된다.

강 군수는 6·1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2022년 1월 조카 손자(8촌)인 지역 언론사 기자 A씨에게 “선거 때 할아버지를 많이 도와주라”며 현금 100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A씨가 명절선물 과일세트 판매 문자를 보내자 금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강 군수 상고심의 쟁점은 핵심 증거가 된 증인의 진술 번복이 신빙성을 가지느냐였다. 강 군수가 상고를 제기하자 A씨가 “선거를 도와달라는 말은 없었다”고 번복했기 때문이다. 앞서 1심과 2심 법원은 금품수수에 대한 A씨의 진술을 핵심 증거로 삼아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강 군수는 재판 과정에서 금품제공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선거와 연관성이 없는 돈”이라고 주장했다.

강 군수는 금품수수 사실을 증언한 A씨가 거짓말을 했다며 재심을 주장했다. 또 A씨가 낙선 후보 측으로부터 돈을 받기로 하고 거짓 증언을 했다며 지난 2월 위증죄로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형사소송법상 재심사유에 해당하려면 판결의 증거가 된 증언이 확정판결에 의해 허위인 것이 증명돼야 한다”며 “1심 증인의 증언이 확정판결에 의해 허위인 것이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심청구 사유가 있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강 군수는 아내를 통해 지역 건설업자로부터 뇌물 1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2008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과 3000만원 몰수, 추징금 7000만원을 선고받아 직위를 잃었다.

강 군수는 민주당 아성인 전남지역에서 무소속으로 두 번이나 군수에 당선될 만큼 지역민들로부터 두터운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날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2008년에 이어 임기 중 2차례나 군수직에서 내려오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강 군수가 군수직을 상실함에 따라 영광군은 김정섭 부군수가 군수 직무대행체제로 군정을 이끌게 된다. 영광군수 재선거는 10월 16일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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