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규제에도 이자이익 지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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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금리 인하 전망과 가계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올해 1분기 높은 이자이익을 또 거뒀다. 저원가성 예금 등으로 비용을 낮추면서, 수익성을 지킨 영향이다. 다만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배상금에 전체 순이익은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18일 금융감독원의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은 총 5조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1분기(7조원)와 비교해 1년 새 1조7000억원(24.1%)이 줄었다. 다만 이는 ELS 배상금(1조8000억원)이 영업외손익으로 잡히면서 생긴 일시적 감소다.

ELS 배상금 같은 영업외손익을 빼고, 1분기 국내은행의 순수 이자이익(14조9000억원)은 지난해 1분기(14조7000억원)보다 오히려 2000억원(1.6%)이 증가했다. 지난해는 은행들이 역대급 실적에 과도한 ‘이자 장사’를 했다고 비판받았던 시기다. 하지만 올해 1분기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보다도 더 많은 이익을 냈다.

원래 올해 은행 실적 전망은 좋지 않았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컸고,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금융당국 규제도 더 촘촘해져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밀리면서, 고금리 국면이 이어진 점이 은행 수익에 도움이 됐다.

실제 1분기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63%로 지난해 4분기(1.63%)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순이자마진이란 은행이 대출 등 자산을 운용해 통해 번 돈에서 자금 조달비용을 뺀 금액을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금액이다. NIM이 높으면 은행이 같은 자산으로 더 많은 이자이익을 뽑아낸 것으로 그만큼 수익성을 높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분기 은행 수익성을 개선한 저원가성 예금 증가는 올해 금리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글로벌 긴축 정책이 본격 진행됐던 지난해에는 은행들이 높은 예·적금 금리를 제시하며, 자금 유치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올해는 시점은 불투명하지만, 금리 인하가 어느 정도 예상되면서 고금리 예·적금 상품들이 자취를 감췄다. 여기에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시장도 지지부진해 지난해 예·적금에 몰렸던 자금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단 요구불 예금 등으로 자금을 대기시키는 경향이 짙어졌다.

금융당국 규제에도 불구하고 대출 총량도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어느 정도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대출도 함께 늘어나서다. 특히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하는 등 가계대출 규제를 더 강화하자, 기업대출로 새 수익원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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