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숨기고, 상속 포기하고…고액 체납 징수 역대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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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상가 건물 등 부동산을 매각하고 수십억원의 양도소득세를 체납한 A씨는 부동산을 판 돈으로 세금을 내는 대신 해외 소재 갤러리에서 그림과 조각상을 샀다. 수십억원 상당의 미술품을 모두 자녀 명의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체납 세금 징수를 피했다. 국세청은 A씨의 부동산 양도 대금 사용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자녀 명의로 미술품이 늘어난 사실을 파악하고 실거주지 수색을 통한 강제징수에 나섰다.

#토지를 매각한 후 수억원의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은 B씨는 어머니가 고가 아파트를 남기고 사망하자 상속 지분을 포기했다. 상속을 받을 경우 강제징수가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대신 B씨는 다른 상속인으로부터 자신이 포기한 지분만큼의 현금을 배우자 명의로 돌려받는 식으로 재산을 은닉했다가 국세청에 적발됐다. 국세청은 B씨와 배우자를 탈세로 고발했다.

고액체납자 징수액 2조8000억원

국세청이 14일 고의로 재산을 숨겨 강제징수를 피하거나 세금을 내지 않고 호화생활을 하는 고액 체납자에 대한 추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고액‧상습체납자 재산추적조사로 징수한 현금‧채권은 2조80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다. 2019년 징수액 2조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가족이나 지인의 명의를 이용해 미술품·귀금속을 구매하거나 음악저작권·암호화폐 투자 등을 통해 국세청 추적을 피하려고 한 체납자가 41명, 가족 등 특수관계인의 빚을 대신 갚아주고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골프회원권‧특허권 등을 양도해 강제징수를 회피하는 등 지능적 수법을 이용했다 적발된 게 285명이다.

가상자산 직접 매각해 세금 걷는다

또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수익금으로 가족 명의 부동산을 취득하고, 친척 명의 신용카드를 쓰며 호화 생활을 누린 315명 등이 국세청 강제징수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총 641명에 달한다. 국세청은 2021년부터 세금 체납으로 가상자산 총 1080억원을 압류했는데 이달부터 가상자산을 직접 매매하는 게 가능해진 만큼 압류 중인 123억원의 가상자산을 매각해 현금 징수에 나설 예정이다.

양동훈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앞으로도 고액‧상습체납자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징수함으로써 조세 정의를 실천해 나가겠다”며 “체납자의 재산을 찾아 징수하는 데는 국민 여러분의 신고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신고를 통해 확보한 체납세금 징수액에 따라 포상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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