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8연승 비결은 이승엽표 ‘독한 야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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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승엽

이승엽

“지금은 누구를 챙겨주고 할 때가 아닙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요즘 부쩍 “독해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선발투수가 승리 자격을 눈앞에 두고 있어도 위기라고 판단하면 과감히 교체한다.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고전하는 선수가 있으면 빠르게 대체 자원을 투입한다.

이승엽표 ‘독한 야구’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경기는 지난 4일 잠실 LG 트윈스전이었다. 선발투수로 나온 영건 최준호가 3-0으로 앞선 5회말 1점을 내준 뒤 다시 1사 만루 위기에 몰리자 지체하지 않고 이병헌을 투입했다. 아웃카운트 2개만 더 잡는다면 최준호는 지난해 데뷔 후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지만, 이 감독은 승부처에서 밀릴 수 없다고 판단한 듯 과감하게 투수를 교체했다. 이병헌은 희생플라이만 내주며 실점을 최소화했고, 결국 두산은 이날 3-2로 이겼다. 이 감독은 “그동안 우리가 너무 많이 졌다. 지금은 누구를 챙겨주고 할 때가 아니다. 이런 게임을 잡으면서 치고 나가야 한다”는 말로 ‘독한’ 의지를 드러냈다.

4월까지 16승17패(승률 0.485)로 6위로 처졌던 두산은 독한 야구를 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10경기에서 8승2패를 기록하면서 이 기간 10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승률을 거뒀다. 5월 출발은 2연패였지만, 최근 8연승을 거두면서 순위를 5위로 끌어올렸다. 1위 KIA 타이거즈와의 격차도 2.5경기로 줄였다.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이유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마무리 투수 정철원이 제구 난조로 빠진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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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힘은 12일 KT 위즈와의 잠실 더블헤더에서도 잘 드러났다. 두산은 1차전에서 최준호의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실점 호투를 앞세워 12-4로 이겼다. 4일 LG전에서 아깝게 승리를 놓쳤던 최준호는 이날은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뜻깊은 데뷔 첫 승을 거뒀다. 두산은 2차전에서도 곽빈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내세워 KT를 8-4로 물리쳤다. 8연승 기간 포수 양의지와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는 5할대의 맹타를 휘둘렀다. 허경민과 강승호도 중심타자로서 자기 몫을 다해냈다. 마운드에선 마무리 홍건희가 5세이브를 거뒀고, 이병헌과 김택연·박치국 등이 중간계투로 활약했다.

두산은 14일부터 광주로 내려가 1위 KIA를 만난 뒤 17일부터 안방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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