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 외교'에 이어 '오랑우탄 외교'?…말레이시아가 나선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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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우탄. 로이터=연합뉴스

오랑우탄. 로이터=연합뉴스

'판다 외교'에 이어 '오랑우탄 외교'가 등장했다. 팜유 생산으로 오랑우탄이 서식히는 열대우림 등 환경이 파괴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묘안이다. 말레이시아는 세계적인 팜유 생산국이다.

말레이시아 플랜테이션·원자재부 장관은 지난 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요 팜유 수입국에 오랑우탄을 선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오랑우탄 외교'는 말레이시아가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보여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의 '판다 외교'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랑우탄 외교'는 지난해 유럽연합(EU)이 삼림벌채 지역에서 생산된 주요 상품에 대한 고강도 규제에 나선 후 나온 정책이다.

EU는 산림 황폐화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삼림벌채와 관련된 팜유, 커피, 고무 등에 대한 수입과 판매를 사실상 금지했다. 환경단체들은 팜유 농장을 만들기 위해 열대우림이 무분별하게 파괴되면서 오랑우탄과 같은 멸종위기종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다만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팜유 생산으로 환경이 파괴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EU의 수입 규제는 차별적인 조치라고 반발했다.

국제사회 비판에 오랑우탄 주요 서식지이기도 한 말레이시아는 환경파괴 우려를 잠재우고 외교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오랑우탄 외교'를 계획했다.

하지만 '오랑우탄 외교'는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식지를 보존하는 등 본질적 문제 해결에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국제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은 "야생동물을 다른 나라로 보낼 것이 아니라 원래 서식지에 보존해야 한다"며 "팜유 농장에 오랑우탄을 위한 안전한 이동 통로를 확보해야 하며, 정부는 숲을 팜유 농장으로 개발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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