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우크라도 '죄수 동원령'…EU는 러 동결 자산 4조 수익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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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병력과 무기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의회는 수감자 군 복무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 동결 자산에서 얻은 4조원대 수익으로 무기를 구매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 3월 18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최전선 근처의 미공개 장소에서 군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 3월 18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최전선 근처의 미공개 장소에서 군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파이낸셜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날 가석방을 대가로 수감자에게 군 복무를 허용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이 법안은 발효되기 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다만 법안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명을 바로 할 지는 미지수라고 NYT가 전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 하기 위해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죄수는 제외시킨다고 강조했다. 형기가 최소 3년 미만 남아있어야 하며, 성폭행·연쇄 살인·부패·마약 밀매·국가 안보 범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수감자는 제외했다. 이로 인해 약 2만명의 수감자 중 수천명의 징병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특수 부대에 통합돼 전쟁이 끝날 때까지 동원 해제되지 않을 방침이다. 만약 병역을 이행하지 하거나 탈영을 시도하면 5~10년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 '인민의 종' 대표인 올레나 슐리아크 의원은 "이 법안이 우리 사회에서 폭력적인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그러나 더 많은 자원을 가진 적과의 전면전은 우리의 힘을 모두 통합해야만 견딜 수 있어서 국방부·법무부·군대 등과 함께 논의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CNN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해 개전 이후 최전선에서 복무한 우크라이나 군인은 20~30만명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약 3만1000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지난 2월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사상자가 최소 20만명은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FT는 "우크라이나가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죄수를 입대시키기로 했지만, 러시아와 같은 무분별한 동원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엄격한 자격 조건을 포함시켰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개전 초기부터 수감자들은 적극 모집해 최전선으로 보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그 병력은 최대 1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중 일부는 살아남아 러시아로 돌아온 후, 다시 살해·방화 등 범죄를 저지르면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의 무기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EU 측 지원책도 마련됐다. EU는 이날 역내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얻은 연 30억 유로(약 4조4000억원)의 수익금을 사용해 우크라이나를 위한 무기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잠정 합의는 지난 3월 20일 EU 집행위원회가 러시아 동결자산 운용 수익금을 우크라이나 지원금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한 지 한 달 반 만에 이뤄졌다.

이날 대사급 회의에서 타결된 잠정 합의안은 세부 검토를 거쳐 오는 14일 EU 재무장관 회의에서 공식 확정될 예정이다. EU는 오는 7월부터 집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U 내 동결된 러시아 자산의 가치는 약 2110억 유로(약 310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 대부분은 현재 벨기에의 중앙예탁기관(CSD) 유로클리어에 묶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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