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장모, 3번만 가석방 심사 통과…형기 80%, 고령·형평성 고려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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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77)씨가 오는 14일 오전 10시 출소하게 됐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가 8일 최씨의 가석방에 대해 만장일치로 ‘적격’ 판단을 내리면서다. 최씨는 지난 2월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올랐다가 부적격 판단을 받았고, 4월 심사에선 ‘심사 보류’ 판정을 받아 5월 석가탄신일 가석방으로 심사가 넘겨졌다. 3번 만에 가석방 심사를 통과한 셈이다.

심사위, “나이·형기·교정성적 등 종합 고려”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지난 2022년 1월25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최씨는 요양병원을 불법 개설해 요양급여를 타 간 혐의로도 검찰에 기소됐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지난 2022년 1월25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최씨는 요양병원을 불법 개설해 요양급여를 타 간 혐의로도 검찰에 기소됐었다. 연합뉴스.

이날 가석방심사위는 “최씨는 지난달 ‘논란의 대상이 돼 국민이 우려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이번 심사에서도) 유지했지만, 나이·형기·교정성적·건강상태·재범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심사위는 위원장인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비롯해 검찰국장 등 법무부 소속 내부위원 4명과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각 대학 법학과 교수 등 외부위원 5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날 박성재 법무부장관도 심사위 결정을 받아들여 최씨의 가석방을 결재했다.

최씨는 가석방될 수 있는 형식적인 요건은 이미 갖췄었다. 형법 제72조(가석방의 요건) 제1항에 따르면 ‘징역이나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사람이 행상(行狀)이 양호하여 뉘우침이 뚜렷한 때에는 무기형은 20년, 유기형은 형기의 3분의 1이 지난 후 행정처분으로 가석방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가석방 심사 실무에선 통상 형기 3분의 2 이상을 채운 모범 수형자를 대상으로 가석방을 허가한다. 최씨는 지난해 7월21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돼 형기(7월20일)를 약 82% 채운 상태다.

“어버이날 선물”, “다른 사례와 형평성” 분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최씨의 가석방 여부는 법적 요건을 떠나 윤 대통령의 장모에 대한 특혜 의혹 등 야권의 주요 비판 대상이 돼 왔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등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소환조사 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야당이 공세를 이어가는 상황의 연장선인 셈이다. 8일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대통령은 장모 최씨의 가석방 결정이 공정과 상식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나. 장모 최씨는 여러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데, 윤 대통령이 몸담았던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했다고 생각하나”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정치적 맥락에서 최씨의 가석방을 불허한다면 다른 가석방 대상자와의 법적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의 지적도 나왔다. 가석방심사 업무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장모라는 상황 등을 생각하면 가석방을 더 엄격히 봐야한다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70대 후반의 나이와 형기 등을 생각할 때 만약 최씨가 일반인이었다면 앞선 심사에서 이미 가석방 됐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월과 4월 심사에 비해 형기가 더 도과해 남은 복역 기간이 더 줄어드는 등 상황적 변화도 고려됐다는 게 법무부 안팎의 분위기다. 2020년 12월 자녀 입시비리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지난해 9월 형기를 약 11개월 남기고 가석방됐다.

“가석방 불원” 본인 의사는 빠져…이석기·김경수 전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 받아 복역했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2022년 12월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사면을 거부했지만 사면 대상자에 포함됐다. 뉴스1.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 받아 복역했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2022년 12월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사면을 거부했지만 사면 대상자에 포함됐다. 뉴스1.

 가석방을 원치 않는다는 최씨의 의사는 고려 대상에서 빠졌다. 법적으로 가석방 판단 기준은 수형자의 나이·범죄동기·죄명·교정성적·건강상태·가석방후생계능력·생활환경·재범위험성 등으로 정해져서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수감됐다 2022년 12월 출소 5개월을 남기고 ‘복권없는 사면’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 통합진보당 내란선동·횡령 사건으로 8년 3개월간 수감됐다 2021년 12월 출소 1년 5개월을 남기고 가석방된 이석기 전 의원처럼 본인이 원치 않아도 출소한 전례는 있다.

최씨는 지난 2013년 경기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약 349억원이 저축은행에 예치된 것처럼 잔고 증명서를 위조해 법원에 제출하고, 다른 사람 명의로 계약·등기하는 등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혐의로 2020년 3월 기소됐다. 지난해 7월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현재까지 복역해왔다. 이날 심사위는 최씨 외에도 수형자 1140명에 대해 가석방 여부를 심사해 650명에 적격 판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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