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뜬금없는 보수결집론…“전대, 한 달 늦춰 7말8초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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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왼쪽)이 7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왼쪽)이 7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국민의힘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7일 또다시 “국민의힘은 보수 가치 중심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사이비 보수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한 데 이어 보수 정체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황 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많은 분이 ‘국민의힘이 보수정당이 맞느냐’는 이야기를 한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4·10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보수 정체성 상실을 꼽을 수 있다”며 “보수가 결집하고 이 결집된 힘으로 중도·진보층으로 나아가야 했는데 보수가 분열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또 총선 전 진보 진영 출신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것을 “보수층 지지도, 진보층 지지도 잃게 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김경율 회계사,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 등 영입을 패인 중 하나로 거론한 것이다.

황 위원장은 채널A에 출연해선 “보수의 가치를 강령 또는 선언으로 정비해야 한다”면서 “우리 당이 존속하는 한 (지켜야 하는) 요지부동의 불변의 가치를 여의도연구원에 만들라고 하려 한다”고 말했다.

당에선 곧장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이란 반응이 쏟아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같은 라디오에서 “중도층·수도권·청년층 마음을 못 잡아서 진 선거지 보수가 결집을 안 해서 졌냐”며 “당이 수렁에 빠졌고 총선 참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비대위원장으로 오신 분이 버려야 할 낡은 보수의 말씀을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극우적 유튜버들, 극우적 보수 인사들이 말하는 보수의 가치에 당이 매달려 있으면 앞으로 대선이든, 총선이든 해 보나 마나 필패”라고도 말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윤석열 정부 2년 성과와 과제’ 세미나에서 “(황 위원장이) 혁신의 방향을, 혁신을 화두로 던져야 했다”며 “보수 정체성 강화라고 하면 어감상 잘못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수도권 낙선 의원은 “2030 세대 포섭 등 미래지향적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데 실망스럽다”며 “시작부터 방향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황 위원장이 전당대회 연기 가능성을 꺼내자 혁신론자들에게선 볼멘소리가 나왔다. 황 위원장은 “6월 말, 7월 초로 예상하는데 이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한 달 이상은 늦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며 전당대회는 늦추자 하니 당을 수습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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