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 맞은 '어펜저스', 김정환·김준호 빈자리 누가 메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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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로 통하는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격변기를 맞이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하고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오상욱,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이상 왼쪽부터). 장진영 기자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하고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오상욱,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이상 왼쪽부터). 장진영 기자

김정환(41), 구본길(35·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30·화성시청), 오상욱(28·대전시청)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한국 펜싱 최고의 히트 상품이었다. 2017년 세계선수권에서 사상 첫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뒤 숱한 국제대회 정상을 휩쓸며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다.

2021년 열린 런던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뒤로는 압도적인 기량과 훤칠한 외모를 앞세워 국민적인 인기를 누렸다. 아시안게임에서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와 지난해 9월 항저우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수확해 최강의 위용을 뽐냈다.

그러나 오는 7월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부터는 더는 이들 넷이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맏형 김정환과 셋째 김준호가 이탈하면서 굳건하던 '톱 4' 체제에 균열이 생겼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을 딴 오상욱(오른쪽)과 은메달을 수확한 구본길. 연합뉴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을 딴 오상욱(오른쪽)과 은메달을 수확한 구본길. 연합뉴스

1983년생인 김정환은 2012년 런던 대회부터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은 한국 펜싱의 산증인이다. 여전히 20대 후배 선수들보다 뛰어난 기량을 보유해 내심 파리 대회까지 바라보고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햄스트링을 심하게 다친 후유증으로 결국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김준호는 지난 1월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1994년생이라 아직 한창때지만, "국가대표 생활을 하느라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물러났다. 그는 지난해부터 두 아들과 함께 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고 있다. 소속팀 화성시청 플레잉코치로 뛰면서 방송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제 '어펜저스'에는 새로운 맏형 구본길과 간판스타 오상욱만 남았다. 둘은 지난 6일 끝난 2024 SK 텔레콤 펜싱 그랑프리 개인전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구본길은 16강에서 탈락했고, 3연패를 노리던 오상욱은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원우영 코치는 "다들 부상을 안고 70~80% 정도의 몸 상태로 대회에 나섰다. 이번 대회를 좋은 과정으로 삼고, 빨리 회복해서 올림픽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월 이탈리아 파도바에서 열린 펜싱 남자 사브르 월드컵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상원, 하한솔, 구본길, 도경동(이상 왼쪽부터). 사진 대한펜싱협회

지난 3월 이탈리아 파도바에서 열린 펜싱 남자 사브르 월드컵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상원, 하한솔, 구본길, 도경동(이상 왼쪽부터). 사진 대한펜싱협회

김정환과 김준호가 빠진 두 자리는 새로운 얼굴이 메워야 한다. 지난 3월 초 구본길과 함께 이탈리아 파도바 월드컵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하한솔(31·성남시청), 도경동(25·국군체육부대), 박상원(24·대전광역시청) 등이 유력 후보다. 도경동과 박상원은 3월 말 헝가리 부다페스트 월드컵에서 구본길, 오상욱과 함께 단체전 은메달을 수확하기도 했다.

구본길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부분은 베테랑과 신예 사이 세대교체가 외국처럼 한꺼번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2명이 메달리스트고, 2명은 신진이라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다. 올림픽까지 2개월 정도 남았으니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펜싱협회 관계자는 "7일 협회 경기력 향상위원회를 통해 최종 2인을 심의한 뒤 이사회 승인을 거쳐 확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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