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지에 '도라에몽' 넣고 행진…가뭄 덮친 태국 '기이한 풍경'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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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중부 나콘사완의 파유하키리 지역 주민 200여명은 지난달 말 열린 기우제에서 '도라에몽' 인형을 우리에 가두고 거리를 행진했다. 사진 태국PBS

태국 중부 나콘사완의 파유하키리 지역 주민 200여명은 지난달 말 열린 기우제에서 '도라에몽' 인형을 우리에 가두고 거리를 행진했다. 사진 태국PBS

태국에서 기록적인 폭염 이후 가뭄이 이어진 가운데 일본의 인기 캐릭터 '도라에몽'과 '헬로키티'가 지역 곳곳에서 등장했다. 고양이의 소리가 비를 불러온다는 속설에서 유래된 것이다.

7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 중부 나콘사완의 파유하키리 지역 주민 200여명은 지난달 말 열린 기우제에서 '도라에몽' 인형을 우리에 가두고 거리를 행진했다. 주민들은 도라에몽 인형이 들어있는 철제 케이지를 들고 온 마을을 돌아다녔고, 구경꾼들은 케이지의 인형에 물을 뿌렸다.

이 행진은 '암컷 고양이의 행진'을 의미하는 '해낭미우'(Hae Nang Meaw)라는 이름의 기우제다. 건기 때마다 치러지는 지역 전통 행사로, 암컷 고양이의 '야옹'(Meaw) 소리가 비를 불러온다는 속설에서 유래됐다.

당초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에게 물을 뿌려 소리를 내게 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하지만, 동물 학대라는 비판이 일어 실제 고양이 대신 도라에몽이나 헬로키티 같은 고양이 캐릭터 인형으로 대체했다.

태국뿐만 아니라 최근 동남아시아에선 기록적인 폭염 이후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필리핀에선 '엘니뇨 현상'으로 기온이 38.8도까지 치솟아 학교 수만 곳이 대면 수업을 중단했다. 가톨릭 주교들은 폭염이 가시고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특별 기도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동일 기간 베트남에선 평균 기온이 작년보다 2∼4도 높은 이상 기온이 지속했다. 남부 동나이성의 한 저수지에서 물이 줄어 물고기 수십만 마리가 폐사한 일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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