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봄내음 따라 작가의 발자취 따라…자연과 함께 즐기는 예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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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이 줄지어 피고 지고 연둣빛 새순이 짙푸른 잎새로 커가며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봄나들이 하면 살랑살랑 봄바람 따라 산으로 들로 자연을 만끽하러 가곤 하죠. 눈부신 봄날, 달콤한 꽃내음과 싱그러운 신록에 미술 한 스푼 곁들인 이색 나들이를 떠나봤습니다.

현대미술의 향기를 따라 숲으로 이색 나들이를 떠난 소중 학생기자단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야외 조각공원에서 베르나르 브네의 ‘세 개의 비결정적 선’을 살펴보고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김보경·조성윤·장이안 학생기자.

현대미술의 향기를 따라 숲으로 이색 나들이를 떠난 소중 학생기자단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야외 조각공원에서 베르나르 브네의 ‘세 개의 비결정적 선’을 살펴보고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김보경·조성윤·장이안 학생기자.

경기도 청계산의 구불구불한 숲길을 지나 산허리께 오르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어린이미술관이 나옵니다. 바깥의 숲과 미술관, 이곳을 찾는 사람과 예술을 연결하는 전시 ‘다섯 발자국 숲’이 열리고 있는 곳이죠. 숲속 시간의 흐름을 담은 공간에서 자연에 대한 생각, 자연과 만난 경험을 다채롭게 표현한 작가 9명의 작품 15점을 선보여요. 김보경·장이안·조성윤 학생기자는 전시를 기획한 강지영 학예사와 박현린·안예리·장영기·조정원 에듀케이터를 따라 즐겁게 ‘다섯 발자국 숲’으로 들어갔죠. 전시장 입구는 녹색으로 꾸며졌고, 입구 천장을 낮게 만들어 마치 이상한 나라로 간 ‘앨리스’처럼 ‘흰 토끼’를 따라 토끼굴 속으로 들어가는 듯합니다.
어린이미술관 외부 16개 창 유리에는 이끼부터 버섯까지 숲의 이야기를 담은 이승연 작가의 작품 ‘숲의 랩소디: 버섯이 말했다’가 전시돼 있는데요. 커다란 유리창으로 드리우는 햇빛과 함께 전시장 안에서도 작품을 볼 수 있어요. 강 학예사는 “첫 번째 공간, 한 발자국 숲에 온 여러분을 환영한다”며 “앞으로 네 발자국 숲을 둘러볼 것”이라고 했죠. “이승연 작가는 숲을 떠올리며 새로 캐릭터를 개발해 전시했어요. 이 캐릭터들로 나중에 동화책도 만들 예정이죠. 저기 있는 키오스크로 디지털 프로그램에 참여해 함께 숲을 만들어갈 수도 있답니다.”

조성윤 학생기자가 망원경으로 구기정 작가의 ‘그림자기 드리우지 않는 깊은 곳’을 살펴봤다.

조성윤 학생기자가 망원경으로 구기정 작가의 ‘그림자기 드리우지 않는 깊은 곳’을 살펴봤다.

다양한 버섯 모양 캐릭터들을 살피던 소중 학생기자단은 발걸음을 돌려 구기정 작가의 디지털 숲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는 깊은 곳’과 마주했어요. 벽에 걸린 작품 속에는 나무토막·이끼 등 사이로 영상이 흐르며 숲을 표현하고 있었죠. 잠시 쳐다보던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앞에 마련된 망원경을 집어 들었습니다. “평소 우리는 자연을 스쳐 지나가는데, 망원경으로 찬찬히, 깊숙이 들여다보면 그냥 눈으로 봤을 때와 다른 모습이 보일 거예요.” 망원경이 놓인 상자에는 작게 숲을 연출한 부분이 있는데, 강 학예사는 미술관 근처에서 주운 도토리가 5개 숨어있다고 말했죠. 보경·이안·성윤 학생기자는 각자 하나씩 3개의 도토리를 찾아냈어요.
“두 발자국 숲에서는 자연 속 식물과 작품 속 식물 세계를, 세 발자국 숲에서는 동물을 각각 연결해 둘러보며 참여할 수 있게 꾸몄습니다. 먼저 두 발자국 나무 사이로 가볼까요.” 6개월간 일기를 쓰듯 나무색을 기록한 박형진 작가의 오동나무 시리즈 중 ‘오동나무 08-2’와 ‘오동나무 11-1’가 걸려있었죠. 한 칸 한 칸 따라가며 8월과 11월의 하루하루 달라지는 색을 살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조정원 에듀케이터가 작가처럼 나만의 색을 만들어볼 것을 권했습니다. 테이블에 놓인 박 작가의 책 『까마귀와 까치』를 슬쩍 참고하니 그가 “맑고 청량하다, 시원하고 그림의 층이 잘 보인다”며 최애 색으로 꼽은 ‘Hooker’s Green’이 눈에 띄었죠. 각자 마음속 숲에 어울리는 색깔 펜을 찾아 칠하고 덧칠하며 ‘색이름 일기’를 만들고 벽에 마련된 ‘색다른 숲’ 공간에 붙였어요.

‘색이름 일기’를 쓴 김보경 학생기자가 결과물을 ‘색다른 숲’ 벽에 붙였다.

‘색이름 일기’를 쓴 김보경 학생기자가 결과물을 ‘색다른 숲’ 벽에 붙였다.

이처럼 ‘다섯 발자국 숲’의 각 공간에는 관람객이 작품을 보고 참여할 수 있는 체험이 마련됐습니다. 두 발자국 숲에서는 최병석 작가가 숲속 캠핑을 즐기며 엉뚱하고 장난스러운 아이디어로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도구이자 작품인 ‘숲속 생활연구소’ 시리즈 중 ‘타이머’ ‘두더지 퇴치 장치’ ‘헬멧’를 보고 그처럼 도구를 상상해 볼 수도 있죠. 언뜻 봐선 뭔지 모르겠는 여러 발명 도구는 호기심을 자극할 뿐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해요.
많은 이들이 남기고 간 색이름 일기로 채워진 ‘색다른 숲’ 벽을 돌아 나오면 세 발자국 무도회에서 거대한 붉은 말이 기다립니다. 자비에르 베이앙의 ‘말’이죠. 작가의 동물 시리즈 중 하나로 정교하게 나뉜 면면이 보는 각도와 위치에 따라 작품의 느낌을 계속 달라지게 해요. “이 작품은 2012년부터 10여 년간 미술관 야외 조각공원에 전시됐다”고 한 강 학예사는 철 소재에 페인트를 칠한 작품이다 보니 눈·비 등으로 상태가 나빠졌다고 설명했어요. “지난해 보수를 마치고 마침 이번 전시에 잘 어울려 실내로 들어오게 됐죠. 이 전시가 끝난 뒤 미술관 어디로 갈지는 아직 미정이랍니다.”
원형 풀밭에 선 ‘말’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안예리 에듀케이터의 안내로 빙빙 드로잉·면면 드로잉에 참여했어요.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말의 모양을 관찰하고, 조각조각마다 달라지는 다양한 붉은색을 살펴 그리고 색칠하는 거죠. 각자 자리를 잡은 보경·이안·성윤 학생기자는 저마다의 ‘말’을 표현했어요. 다 그린 뒤에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말’ 주변에 장식하거나 가져갈 수 있죠.

‘세 발자국 무도회’에서 자비에르 베이앙의 ‘말’을 만난 소중 학생기자단이 작품을 관찰하고 저마다의 ‘말’을 다양한 빨강으로 그려봤다.

‘세 발자국 무도회’에서 자비에르 베이앙의 ‘말’을 만난 소중 학생기자단이 작품을 관찰하고 저마다의 ‘말’을 다양한 빨강으로 그려봤다.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으로 이번 전시에서 처음 대중에게 공개된 노은님 작가의 ‘봄의 동물’과 함께 그의 시 ‘눈’을 읽어본 뒤에는 노은님 작가처럼 세모·네모를 활용해 동물을 그리는 세모네모 드로잉을 해볼 수 있어요. 그 옆으로는 임선구 작가의 ‘숨은 산’ 연작 애니메이션이 원화와 함께 전시됐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주로 흑연(연필)으로 그린 그의 작품을 돋보기로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작가의 기억 속 숲과 산을 탐험했어요. 특히 강아지나 새, 때때로 사람을 찾으며 즐거워했죠. 더불어 릴레이 이야기 창작도 해볼 수 있습니다.
‘네 발자국 숲 그림자’는 숲이 품은 자연의 변화와 신비를 감각하는 공간이에요. 강 학예사는 공중에 설치된 깃털들을 가리키며 “이게 뭘까요” 질문했죠. “갈매기?” “백조?”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답은 작품 제목에 있었습니다. 신승연 작가의 ‘Cloud’, 구름이었죠. 옆에 전시된 ‘Waving Mirrors 780’과 함께 “작가가 유학 시절 호수의 윤슬, 하늘의 구름을 보며 자연 속에서 행복했던 순간을 담은 작품”이랍니다. 깃털로 만든 구름이 살랑살랑 움직이면 구름 그림자가 떠다니고, 스테인리스 스틸 판으로 만든 물결에 따라 벽에는 윤슬이 나타나죠. “작가가 의도하여 기계장치로 만들어낸 그림자까지 전부 작품”이라고 말한 강 학예사는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오전 10~11시께가 가장 아름답다”고 귀띔했어요. 옆에는 빈백 소파가 놓여있어 여유롭게 앉아서 즐길 수 있죠.
호수 옆에는 산이 있습니다. 손지영 작가의 ‘검은 산’과 ‘쪼갠 산’이죠. 벽에 한 줄로 늘어선 ‘검은 산’을 보며 보경·이안·성윤 학생기자는 “이불을 덮은 모습 같아” “오로라처럼 보이기도 하네” “이른 새벽일 것”이라며 감상을 나눴습니다. 산의 단면·밑면 등에 대한 작가의 호기심으로 만들어진 ‘쪼갠 산’이 비누를 소재로 했다는 얘기에 깜짝 놀라기도 했죠. 강 학예사는 “원래 ‘검은 산’은 40점이 한 작품”이라며 “작가가 어린이의 시야에 한눈에 들어올 분량을 보여주고 싶어 15점을 1줄로 전시했다”며 약간 떨어져서 한번에 보길 권했어요.

‘다섯 발자국 숲’ 전시는 공간마다 에듀케이터가 만든 작품 관련 체험 프로그램을 하며 현대미술과 친해지도록 꾸몄다.

‘다섯 발자국 숲’ 전시는 공간마다 에듀케이터가 만든 작품 관련 체험 프로그램을 하며 현대미술과 친해지도록 꾸몄다.

감상 후엔 밤의 어둠 속에서 서서히 낮과 다른 모습을 드러내는 산을 프러시안 블루 물감으로 겹겹이 칠해 표현하고 비누 조각을 거듭한 작가와 같이 실험해볼 수 있어요. 장영기 에듀케이터가 손전등을 이용해 숲을 관찰하고 산 능선을 자른 모양의 블록을 가지고 하는 체험을 알려줬습니다. 둥근 카펫에 앉아 블록놀이를 하던 이안 학생기자가 강 학예사에게 “어떻게 숲이란 주제로 전시회를 열게 됐나요” 말하며 “제목인 ‘다섯 발자국 숲’의 의미도 궁금하다”고 했죠.
“숲이란 사전적으로 나무가 우거진 수풀을 말해요. 여러분이 오면서 봤다시피 미술관이 산속 숲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됐죠. 어린이미술관은 1997년 개관했는데, 2012년 ‘비밀의 숲’이라는 전시를 한 적도 있어요. 숲에 한정하지 않고 자연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많이 했죠. 방금 둘러본 것처럼 ‘다섯 발자국 숲’의 공간은 각각 처음 만나는 숲부터 동식물 등 생태계와의 연결, 보이지 않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는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죠. 또 사계절을 뜻하기도 해요. 그리고 마지막 다섯 발자국은 이제 여러분이 직접 나의 숲을 찾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입니다.”
강 학예사는 소중 학생기자단을 첫 발자국 숲에 마련된 책장 옆 휴식 공간으로 안내했어요. 아까 만난 에듀케이터들과 함께 고른 이번 전시와 어울리는 책을 비롯한 추천 도서가 놓여있었죠. 자리를 잡은 성윤 학생기자는 “일반 전시와 달리 참여하고 힐링할 공간이 많아 특별한 느낌이 든다”며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나 공간이 있는지” 물어봤죠. “다 좋아서 어느 하나를 고를 수 없다”고 한 강 학예사는 “오히려 여러분의 선택이 궁금하다”고 했어요. 성윤 학생기자는 “구름을 깃털로 표현한 게 놀라웠다”고 했고, 이안 학생기자는 ‘말’을, 보경 학생기자는 ‘오동나무’를 인상적이었다고 꼽았죠.

전시를 기획한 강지영(맨 오른쪽) 학예사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박형진 작가의 ‘오동나무’ 시리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강지영(맨 오른쪽) 학예사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박형진 작가의 ‘오동나무’ 시리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안 학생기자는 “숲을 전시에 들여오며 관람객이 참여해 작품과 상호작용을 하게 꾸몄는데, 이를 통해 어떤 경험을 하길 바라나요”라고 물었어요. “여러 체험을 통해 친하고 재밌게 작품과 만나고 그중 하나라도 기억할 수 있는 경험이 되길 바라요. 어린이들이 이해도 빠르고 상상력도 엄청나서 작가들의 작품뿐 아니라 관람객이 만든 색이름이나 말 그림 보는 것도 전시의 묘미랍니다. 가족이 많이 방문하는데 많이 경험하고 두런두런 얘기도 하며 쉬기도 하고 앉아서 책도 보고 하면 좋겠어요.”
“미술관 옆에 있는 놀이공원에 갔을 때보다 더 재밌었다”고 말한 보경 학생기자는 “현대미술 하면 어렵다는 느낌이 먼저 드는데, 어린이미술관에서 현대미술 전시를 할 때 더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했죠. “어린이들의 마음을 잘 알아차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끌어낼 수 있고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 주제와 작품을 골라요. 관련 교육도 함께하는데 그런 부분도 고려해 작가님을 섭외하죠. 많이들 전시를 보러 와서 작가들이 이 작품을 어떻게 만들었다 얘기도 듣고, 여러 체험도 하며 미술과 친해졌으면 좋겠어요. 또 ‘말’이 조각공원에서 ‘다섯 발자국 숲’ 전시로 왔듯, 이번에 본 작품을 나중에 다른 전시에서 볼 수도 있죠. 여러분이 나이가 들어서 와도 또 만날 수 있고, 그런 경험을 계속하며 재미를 느끼면 합니다.”

바깥의 숲과 미술관, 이곳을 찾는 사람과 예술을 연결하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어린이미술관 전시 ‘다섯 발자국 숲’을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임선구 작가의 ‘숨은 산’ 그림을 돋보기로 들여다보고 있다.

바깥의 숲과 미술관, 이곳을 찾는 사람과 예술을 연결하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어린이미술관 전시 ‘다섯 발자국 숲’을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임선구 작가의 ‘숨은 산’ 그림을 돋보기로 들여다보고 있다.

성윤 학생기자는 “이런 전시를 만드는 학예사는 어떤 공부를 하면 될 수 있는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했죠. “학예사라는 이름 안에 여러 분야가 있어요. 아까 만난 에듀케이터는 미술관 교육, 큐레이터는 전시 기획, 컨서베이터는 작품 수정·보존·처리 전문이죠. 다양한 직업 중 어느 걸 목표로 하냐에 따라 미술·교육·언어 등 뭘 공부하는지도 달라요. 저는 미대에서 미학을 공부했는데, 미술관 교육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오래 했답니다. 전시는 누가 혼자 만들지 않아요. 학예사뿐 아니라 전시 공간을 디자인하고 포스터도 만들고 브로슈어도 만들고 하는 많은 분과 일하죠. 이번 전시는 즐겁게 만들었는데요. 제가 어린이가 아니다 보니 어린이 마음을 잘 이해했는지 뭘 담아내면 좋을지 고민은 많이 해요.”
나만의 ‘다섯 발자국 숲’을 찾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은 밖으로 나갔습니다. 곽인식·이우환·베르나르 브네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 80여 점이 3만3000㎡ 규모의 야외 조각공원에 전시돼 있죠. 강 학예사는 먼저 자비에르 베이앙의 ‘말’이 놓여있던 자리로 안내했어요. 실내에서 무척 크게 보였는데, 안내판 하나가 덩그러니 놓인 빈자리는 생각보다 작았죠. 건너편에는 쿠사마 야요이의 아이콘과 같은 작품 ‘호박’이 전시됐는데, 함께 놓인 모습을 상상해보니 뒤편으로 자리한 녹색 나무들 앞에서 ‘호박’의 노란색과 ‘말’의 빨간색으로 강렬하게 다가왔을 것 같았습니다.

자비에르 베이앙의 ‘말’처럼 면면 드로잉을 마친 장이안 학생기자.

자비에르 베이앙의 ‘말’처럼 면면 드로잉을 마친 장이안 학생기자.

건물 앞으로 나와선 미술가이자 조각가인 베르나르 브네의 ‘세 개의 비결정적 선’을 살펴봤어요. 강 학예사가 잔디밭 옆 길가에 늘어선 벤치 하나를 가리키며 “여기에 앉아 보면 뒤에 다른 작품 2개와 한눈에 볼 수 있어 추천한다”고 했죠. 보경 학생기자는 “문구점에서 샀던 스프링 장난감 망가진 것처럼 생겼는데 멋지다”고 평했어요.
가로수를 따라 내려가는 길에서 개미를 발견하고 크기가 크고 날개가 있는 걸 보니 여왕개미 같다며 흥분한 소중 학생기자단의 귀에 낮은 음색의 노랫소리가 들려왔어요. 푸른 잔디밭에 서서 ‘노래하는 사람’은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작품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생긴 작품을 서울 광화문에서 본 적 있을 거예요. ‘망치질하는 사람’도 같은 작가가 만들었죠. 사람을 도와주는 착한 거인으로 어릴 때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에서 착안했다고 해요. 이 노래는 작가가 직접 불렀답니다.”

현대미술의 향기를 따라 숲으로 나들이를 떠난 김보경·장이안·조성윤(왼쪽부터) 학생기자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야외 조각공원에서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노래하는 사람’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현대미술의 향기를 따라 숲으로 나들이를 떠난 김보경·장이안·조성윤(왼쪽부터) 학생기자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야외 조각공원에서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노래하는 사람’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보경 학생기자가 “이들 작품을 함께 보라고 추천한 이유가 뭔지” 물어봤어요. “야외에선 작품만 보는 게 아니라 풍경 속에서 보잖아요. ‘세 개의 비결정적 선’은 작품을 이루는 선과 공간 사이사이로 풍경을 보는 것도 색다르죠. 주변과 어우러져 더 멋있게 보이고, 자연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작품을 골라봤어요. ‘말’처럼 실내와 야외에서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도 비교 상상해보고요. 여러분이 체험한 자연, 상상한 자연을 작가의 경험과 작품과 연결해 감상해보면서 자신만의 숲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만날 수 있는 자연 속 작품들을 만나러 나들이를 가보세요.”

‘다섯 발자국 숲’전
기간: 2025년 2월 9일까지
장소: 경기도 과천시 광명로 313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어린이미술관
관람시간: 화~일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1월 1일 휴관)
관람료: 무료
문의: 02-2188-6000

국립공원·호수공원 옆 미술관 나들이  

광주광역시 무등산국립공원 초입에는 미술관 두 곳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드영미술관과 무등현대미술관이죠. 드영미술관은 대중과 함께하는 미술관이라는 슬로건으로, 전시뿐 아니라 교육‧워크숍 등 프로그램을 함께 즐기며 시민과 예술가들이 소통하면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복합문화예술공간입니다. 전시장 맞은편에 있는 카페에서는 크고 작은 창을 통해 무등산의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죠.

무등현대미술관에서는 ‘동구리’ 시리즈로 유명한 권기수 초대전 ‘봄_무지개’가 6월 20일까지 열린다.

무등현대미술관에서는 ‘동구리’ 시리즈로 유명한 권기수 초대전 ‘봄_무지개’가 6월 20일까지 열린다.

무등현대미술관은 삶과 문화를 공유하며 예술이 하나 되는 지역 유일 현대미술관이에요. 주변 공방들과 함께 지역 문화 커뮤니티를 형성해 전시와 연계된 교육‧체험 프로그램, 다양한 사회‧문화교육을 선보입니다. 무등현대미술관에서는 ‘동구리’ 시리즈로 유명한 권기수 초대전 ‘봄_무지개’가 6월 20일까지 열려요. 회화 및 설치 등 94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광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권기수 작가 초대전으로, 30여 년간 펼쳐진 작가의 작품 경향을 확인할 수 있죠. 권기수 작가의 시그니처인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표현과 기법이 완성된 작품들과 최근 제시하고 있는 활달하고 힘찬 필선과 채색의 파격이 자유로운 드로잉을 통해 동구리 시리즈를 만날 수 있어요. 그의 회화와 드로잉은 전통 산수와 현대미술의 정신성을 충돌시키고 형식적 실험을 통한 새로운 유형의 창작으로 요약할 수 있죠.

드영미술관
장소: 광주광역시 동구 성촌길 6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10월~2월은 오후 5시 종료, 월요일·1월 1일·추석·설날 당일 휴관), 카페드영(오전 9시 30분~오후 11시, 연중무휴)
관람료: 무료
문의: 062-223-6515

무등현대미술관
장소: 광주광역시 동구 증심사길 9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월요일·1월 1일·추석·설날 당일 휴관)
관람료: 무료
문의: 062-223-6677

산 대신 호수를 끼고 있는 미술관도 있습니다. 화순군립최상준미술관은 동구리호수공원이 있는 만연저수지 옆에 위치하죠. 석봉 최상준의 기부 및 기증 작품을 기반으로 한국화‧서예‧문인화‧서양화‧판화‧드로잉‧조소‧에디션 등 425점을 소장하고 있죠. 7월 7일까지 노현우‧이부강‧장이규 작가가 참여한 기획전 ‘자연의 숨결;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본 풍경’ 전시가 열립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자연을 바라보며 일상에서 잊힌 자연의 가치를 다시 인식하는 전시를 둘러본 뒤엔 야외 쉼터 벤치에 앉아 화순 전경을 조망하거나, 미술관 옆 만연저수지를 끼고 수변 산책로를 거닐어도 좋아요. 호수공원 내 잔디광장‧어린이놀이터‧정자‧쉼터 등을 이용할 수도 있죠. 운이 좋다면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화순군립최상준미술관
장소: 전남 화순군 화순읍 진각로 249-8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동절기(11~2월)는 오후 5시까지, 월요일·1월 1일·추석·설날 연휴 휴관)
관람료: 무료
문의: 061-379-3836~7

충남 공주 임립미술관은 호수공원과 야외 조각공원을 갖춰 자연 속에서 다양한 미술 작품을 즐길 수 있다.

충남 공주 임립미술관은 호수공원과 야외 조각공원을 갖춰 자연 속에서 다양한 미술 작품을 즐길 수 있다.

충남 공주 임립미술관은 계룡산과 금강을 배경으로 하는 호숫가에 자리하고 있어요. 공주가 고향인 화가이자 교육자 임립이 1997년 설립한 미술관이죠. 임립 개인의 작품만을 전시하고 알리는 것이 아니라, 미술인들의 창작 활동 지원과 전시회 개최를 통해 미술문화의 발전을 도모하며, 어린이 미술대회 및 미술문화강좌 등을 통해 지역주민의 문화생활 공간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매년 개최하는 ‘한국 현대미술 초대전’ 및 ‘향토작가 초대전’을 비롯해 2004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세계미술 교류의 장을 담당하는 ‘공주 국제미술제’도 선보이고 있죠.
올해 25회를 맞이한 향토작가 초대전은 ‘추상: 구상, 조우하다’란 주제로 5월 10일~6월 7일 특별전시관 A동에서 열려요. 60명 내외 작가의 작품 120여 점을 한자리서 볼 수 있죠. 또 특별기획 초대전인 전민지 개인전 ‘지나간 것들이 모이는 곳’이 5월 31일까지 특별전시관 B동에서 열립니다. 전시관 옆에는 호수공원과 야외 조각공원을 갖춰 자연 속에서 다양한 미술 작품을 즐길 수 있어요.

임립미술관
장소: 충남 공주시 계룡면 봉곡길 77-13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동절기(11~2월)는 오후 5시까지, 월요일 휴관, 종료 1시간 전 입장 마감)
관람료: 어른 5000원, 유치원·초·중·고생·장애인·군인·80~90세 3000원
문의: 041-856-7749

경기도 안산 화랑호수 옆에 있는 경기도미술관에서는 6월 30일까지 공원탐험 피크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기도 안산 화랑호수 옆에 있는 경기도미술관에서는 6월 30일까지 공원탐험 피크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기도 안산 화랑호수 옆에 있는 경기도미술관에서는 6월 30일까지 공원탐험 피크닉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 후 1층 뮤지엄숍에서 현장 결제하면 매트‧미니테이블‧공원탐험세트 등이 포함된 피크닉 세트를 대여해주죠. 야외 조각공원에서 10점의 대표작을 감상하고 활동지의 미션을 풀어보며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더불어 미술관 상설전시 외에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념전 ‘우리가, 바다’가 7월 14일까지,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한 첫 번째 수상작가전 ‘얄루, YALOO’가 6월 23일까지 열려요. ‘우리가, 바다’는 예술을 통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동시에, 여전히 각종 재난을 겪는 우리 사회에 위로를 전하고,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묻죠. 17인(팀)의 작가가 회화‧조각‧영상‧설치‧사운드‧사진‧퍼포먼스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매체를 아울러 생명을 품고 순환하는 ‘바다’의 의미를 소환해 성찰의 시간을 선사해요.

경기도미술관의 공원탐험 피크닉에 참여하면 공원탐험세트 등이 포함된 피크닉 세트를 받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경기도미술관의 공원탐험 피크닉에 참여하면 공원탐험세트 등이 포함된 피크닉 세트를 받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얄루, YALOO’는 개인적인 추억과 기억으로부터 탐구를 시작하는 작가 얄루의 첫 개인전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생일상의 상징이었던 미역국은 미역 등 해조류가 선캄브리아대부터 현재까지 긴 시간을 어떻게 생존해 왔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발전하죠. 또한 최초로 암수 성별 구분을 지닌 생명체가 다시마라는 사실을 해조류의 특징을 결합한 신인류를 예측하는 작업으로 발전시켜 수중 3부작 시리즈 등으로 표현합니다. 전시를 관람한 후에는 화랑호수 산책로를 거닐다 정자에서 쉬기도 하며 감상을 나눠도 좋겠네요.

경기도미술관
장소: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268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1월 1일·추석·설날 당일 휴관, 종료 1시간 전 입장 마감)
관람료: 무료(특별기획전은 전시마다 관람료 상이)
공원탐험 피크닉 운영시간: 1회차(오전 11시 30분~오후 1시 30분), 2회차(오후 2시 30분~4시 30분), 비용 1만5000원, 6월 30일까지
문의: 031-481-7000, 031-481-7065(공원탐험 피크닉)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어린이미술관 ‘다섯 발자국 숲’에 들어오며 버섯 등 여러 캐릭터를 만났어요. 작품 중에선 ‘오동나무’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매일 색을 기록하는 게 힘들 것 같았고, 색깔마다 이름을 붙인 게 신기했죠. 또 어린 시절 경험을 그린 ‘숨은 산’ 애니메이션에는 강아지가 많이 나와 찾는 재미가 있었어요. 작가가 유학 시절에 본 호수를 표현한 작품은 빛이 참 예뻤고 구름을 깃털로 표현해서 해석하기 어려웠지만 재밌었죠. 새벽의 인왕산을 그린 작품은 꼭 이불 속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걸 조각으로도 표현했는데, 비누를 사용한 게 신기했죠. 야외 조각공원에서 본 브네의 작품은 동그란 모양이 꼭 문구점에서 파는 스프링 장난감이 고장 난 것 같아 웃겼답니다. 숲 전시와 야외공원을 돌아다니면서 개미도 보고 즐거웠어요.

-김보경(서울 북성초 5) 학생기자

평소 가족과 미술관에 자주 가다 보니 이번 취재에 기대가 컸어요. 숲속에 있는 과천 어린이미술관에서 숲을 주제로 한 '다섯 발자국 숲' 전시를 둘러보고, 학예사님이 여러 설명과 질문에 대한 답을 해 주셨는데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보니 이해가 더 잘되고 미술에 대한 관심도 커졌죠. 취재하면서 ‘현대미술’이 그리 어렵지 않고 모든 연령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분야라는 걸 알게 됐고, 또 '전시기획자'란 직업에 흥미가 갔어요. 전시를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계획하는 사람이라고 알려주셔서 되고 싶은 직업이 또 하나 추가되었죠. 여러분도 국립과천현대미술관 어린이미술관의 ‘다섯 발자국 숲’ 전시로 한번 놀러가 보세요.
-장이안(서울사대부초 4) 학생기자

소년중앙 학생기자증을 들고 미술관으로 첫 취재를 가며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습니다. ‘다섯 발자국 숲’ 전시를 둘러보며 캠핑으로 숲에 갔었을 때 숲에서 느낀 여유로움을 그대로 살려낸 느낌을 받았죠. 특히 입체적인 작품 ‘말’을 여러 각도에서 보고 그림을 그려보는 것은 어떤 사물을 보는 각도가 다양하다는 점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먼저 그려놓은 그림들을 살펴볼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었죠. 학예사님께 전시 준비에 가장 힘들었던 점을 질문하니,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전시하는 것이라고 하신 부분은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어른들의 세계 같았습니다. 기자로서 취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조성윤(서울 개일초 4)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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