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원에 1만5000원 돌려준 동백 패스…K패스와 환급금 따져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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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부산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34)는 매일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한다. 한 달에 자가용은 두, 세 번만 몰고 지하철 교통비로 약 6만원을 쓴다. 이 가운데 1만5000원은 부산지역 화폐 동백전으로 환급받는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으로 한 달에 4만5000원 넘게 쓰는 시민에게 초과분을 돌려주는 부산시 ‘동백패스’ 시책에 따른 것이다. 김씨는 “동백패스 혜택을 받으려 처음으로 동백전 카드를 만들어 이용하고 있다. ‘생돈’으로 나가던 교통비 일부가 환급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동백패스와 K-패스, 뭐가 다른가

김씨 같은 직장인들은 최근 동백패스 존치 여부에 관심이 높다. 이달 들어 비슷한 성격의 국토교통부 K-패스가 도입되면서다. 동백패스의 경우 지난해 8월부터 시행 중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교통비 일부를 시민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대중교통 이용 촉진을 시도한 건 전국에서 동백패스가 처음이다. 지역 화폐인 동백전으로 돌려줘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도 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동백패스 수혜 대상자는 만 19세 이상 시민이다. 동백전 후불교통카드(부산은행, 하나카드, 농협은행)를 만들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으로 한 달에 4만5000원 넘게 쓰면 초과금을 돌려준다. 한도는 9만원으로, 이용자는 최고 4만5000원까지 동백전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최근까지 시민 호응 속에 동백패스 가입자 숫자는 43만명, 환급액은 297억원(누적 환급자 113만5000명)을 기록했다. 동백패스가 실제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에 영향을 줬는지 살피는 부산연구원 분석 결과도 이달 중 나온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K-패스는 동백패스와 취지가 비슷한 사업이다. 국민, 농협 등 카드사 10곳에서 K-패스 카드를 발급받아 광역버스를 포함한 전국 대중교통 탑승 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혜택 요건과 방식은 다르다. K-패스는 한 달에 15회 이상 광역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용자에게 최대 60회분까지 이용 요금의 일정 비율 만큼 환급해준다. 환급 비율은 청년층(만 19~34세) 30%, 저소득층(기초생활보장 대상자, 차상위 계층 등) 53%다. 이를 제외한 이용자는 ‘일반인’ 범주로 묶어 20%를 일괄 환급한다. 일반인이 요금 1500원인 버스를 60번 타 9만원을 쓰면 이 금액의 20%인 1만8000원을 돌려주는 식이다.

“동백패스 유지해 혜택 폭 넓힐 것”

동백패스 환급은 부산시 예산으로 한다. K-패스 환급액 절반도 부산시가 보조해야 한다. 이에 그간 동백패스를 이용하던 이들은 이 제도가 없어질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부산시는 동백패스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두 시책은 환급 요건이 다르다. 대중교통비로 4만5000원을 쓰지 않는 시민도 K-패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혜 폭이 넓어져 대중교통 이용을 더 촉진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부산지역 화폐 동백전. 사진 부산시

부산지역 화폐 동백전. 사진 부산시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용 금액대별로 두 패스 중 어느 쪽 환급금이 더 큰지 살피는 계산에 대한 관심이 높다. 환급 비율 등을 따져 ‘일반인은 5만7000원, 청년은 6만5000원 이상 사용 때 동백패스가 유리하다’는 식이다. 부산시는 카드 하나만 있으면 두 패스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해 쓸 수 있도록 하는 연계안을 마련하려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다. 하반기까지는 이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도시교통 분야를 연구하는 황진욱 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효율성만 보면 장기적으로는 중앙ㆍ지자체 패스 통합이 좋다”면서도 “다만 지자체별 대중교통 수요 등 여건이 다르다. 동백패스, 기후동행카드 등 시책을 당장 K-패스와 통폐합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금액구간별로 혜택받을 수단이 많으면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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