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 세대' 앱 사용 패턴으로 보는 중국 Z세대 가치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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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세대의 생활방식

APP세대의 생활방식

젊은 세대를 이해하기 힘들다면, 그들이 쓰는 앱(APP)을 보라 

중국의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는 ‘APP 세대’라고도 불린다. 유년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디지털 원주민’답게 모바일 앱의 일상 침투율이 높아서다. 이들의 앱 사용 패턴을 살펴보면, Z세대의 소비 양상 등 가치관을 알 수 있다는 말도 과언은 아니다.

얼마 전 중국 인민대(人民大學) 신문방송대학(新聞學院) 둥천위(董晨宇) 연구팀은 〈’APP 세대’중국 젊은 세대 모바일 APP 행동 보고서(“APP 世代”中國年輕人移動應用行為報告)〉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Z세대가 현실 속 가정, 회사, 공공 공간이라는 3개 장소를 사이버 공간에 복제해 살아간다고 분석했다.

소비관: 비싼 건 사도, 비싸게는 안 사

보고서는 최근 중국 젊은 세대의 소비관을 단순히 ‘소비 다운그레이드’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학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면서, 다수가 ‘소비 업그레이드’ 단계에 진입했으며, 보다 실용적이고 이성적인 소비를 추구할 뿐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돈이 없어서 못 사는 것이 아니라, 가성비가 더 좋은 제품을 택한다”는 얘기다. 한 번 구입하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외투, 전자제품은 가격대가 있고 좋은 브랜드의 것을 선택한다면, 여름 민소매나 양말 등 소모품은 알리바바 등에서 모바일 쇼핑으로 저렴하게 구입하는 식이다.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와 ‘흥미 소비’ 트렌드도 젊은 세대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각자의 개성과 흥미에서 출발한 게임 굿즈, 반려 동식물, 피규어 등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인간관계가 형성되며, 이를 통한 ‘소셜형 소비’가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끼리 관련 굿즈 등을 거래하면서 친분이 생기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인 관계: 앱으로 마음 맞는 상대 찾아 소통 

이로 인해 앱이 최초 개발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는 경우도 생긴다. 예를 들면, 딩딩(釘釘)은 원래 사무용 메신저이지만, 영상과 투표 기능을 사용해 쥐번샤(劇本殺, 스크립트 킬, 일종의 마피아 게임)를 하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 그밖에, 딩딩의 회의 화면 공유 기능을 활용해 같이 드라마를 시청하기도 한다.

커리어: 부업에 집중, 새로운 활로 개척 

“일이 잘 맞지 않는다면, 부업에 집중한다.“

중국의 젊은이들은 치열한 취업 경쟁 속에서, 부업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각종 툴 사용에 능한 Z세대는 자신의 장기를 활용한 부업으로 수입을 창출한다. 중국 매체 환추왕(環球網) 보도에 따르면, 딩딩 앱에서 한 학생은 AI 챗봇을 이용해 게임 플래너 일을 한다. 자신의 기호에 따라 캐릭터와 기능을 창조하고, 그에 관한 설명을 작성해 AI 챗봇에 업로드하면, 챗봇이 다른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게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설명이다.

생활 학습: 창조적 이용자, APP과 함께 성장 

Z세대는 APP의 창조적 이용자로서, 이미 이용자를 넘어 주인으로서 APP 개발 및 기능 확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용자와 플랫폼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을 형성하는 셈이다.

셴위 이용자들은 스타의 포토 카드를 거래할 때 허위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복잡한 손동작을 한 채 제품과 함께 사진을 찍을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수요에 맞게, 셴위는 각종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기능을 잇달아 선보였다. 알리바바의 경우, 가성비 좋은 물건을 찾아 접속하는 젊은 소비자를 위해 엄선 매장, 소량 주문 맞춤형 서비스 등을 도입했다. 그밖에, AI 검색 앱 쿼크(夸克)는 젊은 학부모들의 시험 문제 검색 수요가 많다는 것을 고려해, 시험지를 푼 흔적을 없애주는 스마트 삭제 툴을 출시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중국 젊은 세대의 APP 사용 행동 패턴을 통해 이들이 보다 실용적인 생활 태도, 개성화된 소비 방식, 정확한 개인 욕구를 가졌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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