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내달 방중 추진…한·중 소통 재개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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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올해 3~4월 정치 ‘빅 이벤트’를 마친 한·중이 부쩍 서로를 끌어당기고 있다. 다음 달 초·중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방중이 성사된다면 다음 달 말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까지 한 달 새 장관급·정상급 대면 소통이 연이어 재개될 수 있다.

지난해부터 냉랭하던 한·중 분위기는 지난 3월 중국의 양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마무리되고, 지난 10일 한국 총선이 끝나면서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외교부는 다음 달 말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최종 조율 중인 가운데 조 장관의 방중을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 정상회의가 열리면 3국 외교장관이 만날 텐데, 직전에 조 장관의 방중이 논의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지난 2월 첫 통화에서 조 장관을 초청했다. 당시 조 장관은 “외교 채널로 협의하자”고 화답했는데, 최근 관련 논의가 급진전했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된다면 지난해 11월 부산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이후 처음이다.

중국 입장에서도 윤석열 정부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시점에 고위급 소통 채널을 열어 한국의 변화를 설득할 발판을 마련하자는 판단을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되더라도 대중 강경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어서 그 전에 역내 미국의 동맹국들과 최대한 관계를 관리해 놓겠다는 속셈도 있어 보인다.

한국 정부도 총선 후 민생이 화두가 된 만큼 경제를 고리로 중국을 끌어당길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 22일 하오펑(郝鹏) 랴오닝성 당서기가 방한하자 한덕수 국무총리, 조태열 장관,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김동연 경기지사 등이 그와 만났다. 면담마다 방점은 경제안보와 기업 환경 개선이었다.

다만 한·중 사이를 갈라놓은 대만과 북한 문제 등 핵심 이슈에 대한 이견이 일정 부분 해소되지 않는 한 관계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이 한국 총선 직후 일단은 ‘관계 관리’ 모드에 들어갔지만 국정 동력이 약해지는 틈을 타 한국을 향한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를 강화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도 한반도 긴장 완화, 북한 관리, 한·미·일 협력 강화 견제 등의 목적으로 윤석열 정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며 “대만·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이견을 좁히기 힘들지만, 양국 관계가 불필요한 갈등과 대립으로 치닫지 않도록 관리하는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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