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아바이 마을 명물 ‘갯배’ 이용객 급감...관리 업체 "더 이상 운영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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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도가 고향인 실향민이 모여 사는 강원 속초 아바이마을과 속초관광수산시장을 연결하는 갯배. 박진호 기자

함경도가 고향인 실향민이 모여 사는 강원 속초 아바이마을과 속초관광수산시장을 연결하는 갯배. 박진호 기자

이용객 감소로 갯배 위탁관리 계약 해지 

강원 속초시의 명물 ‘갯배(청호도선)’ 운영권이 다음 달부터 민간에서 속초시시설관리공단으로 바뀐다. 이용객이 줄면서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속초시는 속초시의회에서 열린 정례위에서 “그동안 갯배를 운영하던 민간단체에서 운영권을 5월 1일 자로 반환해 앞으로 속초시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위탁 기간은 5년으로 위탁 시설은 갯배 2척, 사무실 1곳, 비 가림 시설 등이다. 위탁 내용은 갯배 관리ㆍ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이다.

속초시 관계자는 “그동안 청호동 주민으로 구성된 단체가 갯배를 위탁 운영해 왔는데 이용객 감소로 어려움이 많았다”며 “안전성 확보 등 시설 개선을 한 뒤 운영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속초시 등에 따르면 갯배 이용객 수는 2022년 93만4911명, 지난해는 81만6185명으로 11만8726명(12.7%ㆍ유료 9만4947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용료 수익도 2022년 3억1375만3807원에서 지난해 2억7807만6797원으로 3565만6434원(11.37%)이 줄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민간단체는 지난 1월 속초시에 갯배 위탁관리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시가 이를 수용해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기로 결정됐다.

함경도가 고향인 실향민이 모여 사는 강원 속초 아바이마을 모습. 박진호 기자

함경도가 고향인 실향민이 모여 사는 강원 속초 아바이마을 모습. 박진호 기자

갯배 국내 유일의 무동력선

지난 1월 민간단체가 갯배 위탁관리 계약 해지를 요구했을 당시 주변에서 이러다 갯배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었다고 한다. 속초시민은 물론 속초를 찾았던 관광객은 갯배 관련 추억을 하나쯤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갯배는 한국전쟁 당시 청호동 ‘아바이마을’에 정착한 실향민이 시내를 왕래하기 위해 만든 이동수단이다. 아바이마을은 속초에 있는 석호인 청초호로 인해 시내와 단절된 마을이었다.

2012년 청호동과 장사동을 연결하는 설악대교와 금강대교가 개통되면서 교통수단보다는 관광자원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주변 여건 변화로 수로 폭도 100여m에서 60여m로 줄었다.

갯배는 승선원이 아닌 승객 힘으로 운행하는 국내 유일 무동력선이다. 수로에 쇠줄을 설치하고 갈고리로 끌어당겨 배를 움직이는 방식이다.

함경도가 고향인 실향민이 모여 사는 강원 속초 아바이마을 모습. 박진호 기자

함경도가 고향인 실향민이 모여 사는 강원 속초 아바이마을 모습. 박진호 기자

지난 1월 키오스크 결제 방식 도입 

지난 1월에는 이용객이 직접 이용료를 결제하는 키오스크 결제 방식이 도입됐다. 갯배 이용요금은 편도 대인 500원, 소인(초등학교) 300원, 속초시민은 무료다. 카드결제만 가능하다.

아바이마을은 함경도 출신 실향민 집단촌으로 한국 현대사의 아픔이 존재하는 곳이다. 6ㆍ25 전쟁 발발 이듬해인 1951년 1ㆍ4 후퇴 당시 함경도 주민 일부가 퇴각하는 국군을 따라 이곳에 도착했다. 이들이 속초 청호동을 선택한 건 고향과 가까워 빨리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고 한다.

당시 실향민은 통일이 돼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렸지만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7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면서 마을을 조성했던 1세대 실향민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고 후손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이곳은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도 유명했던 마을로 함흥냉면과 오징어순대·순대국밥·가자미식해 등 마을 곳곳에 맛집이 많다.

동창희 속초시시설공단 경영지원팀장은 “갯배 내부와 승하차장에 미끄럼 방지시설과 세이프가드, 투영 LED 난간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방침”이라며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홍보 방안과 만족도 향상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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