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15년만에 ‘메이저 퀸’…“기대 안했는데, 우승 좋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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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정민이 28일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 맞추며 기뻐하고 있다. 이정민의 데뷔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사진 KLPGA]

이정민이 28일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 맞추며 기뻐하고 있다. 이정민의 데뷔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사진 KLPGA]

2010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정민(32)은 지난해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통산 10승을 거뒀다.

18세의 루키였던 2010년 5월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거뒀다. 그리고 2016년까지 8승을 거두면서 전성기를 달렸다. 2017년 슬럼프가 찾아와 잠시 주춤했지만, 2021년 10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과 2022년 12월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에서 차례로 정상에 오르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다.

이정민이 그동안 챙긴 통산 상금은 42억원이 넘는다. 남부럽지 않은 ‘10승 클럽’에도 가입했지만, 그에겐 딱 하나 부족한 것이 있었다. 바로 ‘메이저 우승’ 타이틀이다. 명성과는 달리 KLPGA 투어 5대 메이저 대회에선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랬던 이정민이 마침내 메이저 우승 가뭄의 한을 풀어냈다.

이정민은 28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골프장에서 열린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타를 줄여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정상을 밟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열린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메이저 퀸’의 자리에 올랐다. 통산 11번째 우승으로 받은 상금은 2억3400만원. 또, 전날 3라운드 17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해서 받은 7600만원 짜리 고급 외제 차량까지 더해 이번 대회에서만 3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

이정민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두 팔을 번쩍 들고 환호했다. 1년 4개월 만에 거둔 우승이자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이었다. 이정민은 “이전까지는 ‘메이저 대회라고 해서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우승하니까 정말 좋다. 메이저 퀸이란 타이틀이 뿌듯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정민

이정민

장타력과 정교한 아이언샷을 겸비해 2016년까지 전성기를 보냈던 이정민은 이듬해 왼쪽 어깨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그 이후 샷이 망가져 수년간 고생했다. 결국 자신에게 맞는 자세를 고안해 낸 끝에 힘겹게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최근에는 퍼트 난조로 고생했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면서 스스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3라운드까지 합계 17언더파를 기록한 이정민은 16언더파의 방신실, 13언더파의 최민경과 함께 챔피언 조에서 출발했다. 2위와는 1타 차이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지만, 이정민은 초반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일찌감치 치고 나갔다. 그는 전반에만 버디 6개를 기록하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2번 홀(파3)에서 티샷을 핀 2m 옆에 붙여 1타를 줄였고, 파 4의 3번 홀에선 약 108m 거리의 어프로치를 홀 옆에 붙여 버디를 추가했다. 이어 4번 홀(파4)에서도 다시 완벽한 세컨드 샷으로 3연속 버디를 완성한 뒤 6번 홀(파4)과 7번 홀(파5), 8번 홀(파4)에서도 또다시 3연속 버디를 낚아 23언더파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반면 방신실은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해 선두와의 격차가 한때 6타로 벌어졌다.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은 이정민은 10번 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파 4의 16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지막 18번 홀에선 세컨드 샷이 홀을 지나쳤지만, 정교한 퍼트로 파를 지키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4라운드 합계 265타는 KLPGA 투어 역대 72홀 최소타 타이기록이다.

이정민은 “어제 저녁까지는 우승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홀인원을 한 것에만 심취해 있었다”며 “최근 퍼트로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지난 겨울 전지훈련을 하면서 코치님과 백규정·장은수 등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퍼트 감각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몇 승을 거두겠다고 말하기보다는 내가 만족할 만한 좋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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