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줄여주려고" 임종 중 환자에 마취제 놓은 獨 의사…살인 '유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임종 단계에 이른 중환자의 고통을 줄여주겠다면서 마취제를 투여한 독일의 의사의 살인 혐의를 법원이 유죄로 인정했다.

27일(현지시간) rbb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를린 지방법원은 지난 26일 심장내과 전문의 군터 S(56)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군터 S는 독일 최대 대학병원인 베를린 샤리테 병원에 근무했던 2021년 11월과 2022년 7월, 당시 각각 73세인 중환자 2명에게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미 임종 과정이 시작된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려고 마취제를 투여했다"며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죽어가는 사람도 살해당할 수 있다"면서 유죄를 인정했다. 법원은 그가 치사량의 마취제를 투여했다는 이유로 고통 경감이 아닌 살해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군터 S는 의료진 내부고발로 2022년 8월 해고된 뒤 2023년 검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군터S가 환자들을 악의적으로 살해했다"며 "종신형을 선고하고 평생 의료행위 금지를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재판부는 악의적·계획적 살인은 아니라고 판단해 검찰이 주장한 '모살(謀殺)' 대신 법정형이 가벼운 '고살(故殺)'죄를 적용했다. 모살죄는 사전적 또는 계획적인 살의를 가지고 사람을 죽인 죄이고, 고살죄는 그러한 살의가 없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이다. 독일 형법은 범행 동기·수단과 계획 여부에 따라 살인죄를 두 가지로 나누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환자를 진심으로 아끼는 의사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많다"며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판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