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24% 뛴 분양가…무순위 아파트 ‘몸값’ 오르네

중앙일보

입력

서울 시내 한 미분양 아파트 분양사무소 앞에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서울 시내 한 미분양 아파트 분양사무소 앞에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서울 아파트 분양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청약이 미달했던 아파트 ‘몸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

서울 강동구 ‘더샵 둔촌포레’는 지난달 본청약에서 미계약이 무더기로 나왔다. 하지만 최근 무순위 청약에 2만 명 넘는 인원이 몰려들어 반전을 보였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더샵 둔촌포레는 지난 22일 무순위 청약(전용 84㎡ 14가구)에 총 2만1429명이 접수해 1531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나타냈다. 한 달 전 본청약 때는 74가구(특별공급 27가구·일반공급 47가구) 모집에 4957명이 접수했다. 1순위 경쟁률이 93대 1에 달했지만, 실제 60가구 계약에 그쳤고 14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

미계약 물량이 나온 건 이 단지가 사실상 올해 말 입주하는 후분양 단지로 잔금일까지 자금 조달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더샵 둔촌포레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2억9000만원~13억6000만원대로, 중도금 대출을 제외하면 현금 5억원가량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무순위 청약은 계약 취소 주택이 아닌 무순위 사후 접수라 전국 어디서나 청약이 가능하다. 이에 당장 현금 동원이 가능한 이들이 전국 각지에서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는 요즘 평균 분양 가격이 84㎡ 기준 12억원에 육박한다”며 “둔촌포레가 리모델링 단지이긴 하지만 서울 강동구에서 국평 12억~13억원대 분양가는 매력적으로 인식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도 이달 초 4차 임의공급 청약에서 68가구 모집에 5122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75.3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까지 3차에 걸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완판에 실패한 곳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9월 첫 분양을 했는데 당시 84㎡ 분양가를 12억~13억원대에 책정해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인근 신축급 아파트보다 1억원가량 비싸게 분양 가격이 책정돼 미분양 사태가 7개월가량 이어졌다. 하지만 4차 임의공급에서 5000명 넘게 몰리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자잿값, 인건비 등이 오르며 공사비가 상승하고 이런 상황이 분양 가격을 밀어 올리면서 이제는 ‘과하지 않은 분양가’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전 임의공급 때와는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며 “4차 임의공급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 가격이 계속 오르는 데다 향후 신축 아파트 공급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794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0.35%, 1년 전 동월 대비로는 24% 올랐다. 국민평형(84㎡) 평균 분양가가 11억~12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전국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도 1862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7% 상승했다.

분양가 상승 추세가 지속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공급이 줄 거란 전망이 커지며 입주권과 분양권 거래도 부쩍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매매 거래량은 1만1006건으로 직전 분기(지난해 10~12월) 9729건보다 13.1%(1277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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