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형 방사포탄 검수 참관…대러 수출용 쇼케이스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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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항일빨치산(항일유격대)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2주년인 25일 240㎜방사포탄 검수 시험 사격을 직접 참관했다. 러시아에 다량의 포탄과 미사일을 공급 중인 김정은이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비웃듯 대놓고 대러 물량 점검에 나선 셈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5일 새로 설립된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 방사포탄 검수시험 사격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5일 새로 설립된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 방사포탄 검수시험 사격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2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새로 설립된 제2경제위원회산하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방사포탄 검수 시험 사격”을 지켜봤다. 통신은 “검수 시험 사격을 통해 새로 설립된 현대화된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방사포탄의 비행 특성과 명중성, 집중성 지표들이 대단히 만족하게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해당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올해 시달된 군수생산계획을 어김없이 질적으로 수행할 데 대해 강조”하며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240㎜방사포 무기 체계는 우리 군대 포병 역량 강화에서 전략적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시험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박정천과 조춘룡, 부부장 김정식, 제2경제위원장 고병현이 지도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도 “어제 오전 서해상으로 수발의 사격이 이뤄진 것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240㎜ 방사포 발사 자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 제재를 위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정은의 목적은 이를 러시아에 수출하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신이 전한 대로 이날 김정은이 점검한 방사포탄이 ‘새로 설립된 현대화된 국방공업기업소’에서 만들어진 것이 맞다면, 이는 전시 수출 물자를 생산하는 전용 공장일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은 지난해부터 ‘국방경제사업’이라는 말까지 만들어 무기 세일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행보도 러시아 등 ‘바이어’를 염두에 둔 쇼케이스 성격이 짙어 보인다. 최근 러시아 군사 대표단이 방북했고, 북한은 이란에 경제사절단을 보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2주년이었던 지난 25일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김일성군사종합대학팀과 김일성정치대학팀 사이의 축구경기도 관람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2주년이었던 지난 25일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김일성군사종합대학팀과 김일성정치대학팀 사이의 축구경기도 관람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이 직접 언급한 ‘새로운 기술 도입’은 지난 2월 주장한 유도 기능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은 “국방과학원이 조종(유도) 방사포탄과 탄도 조종 체계를 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사격 시험까지 진행했다고 밝혔다. 유도 기능이 포함된 조종날개를 장착했다면서다. 이번에는 해당 포탄을 검수하는 단계까지 달성했다는 주장인 셈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40mm 포탄은 실제 전장용으로, 최근 북한이 유도능력 등 새로운 기술까지 갖췄다고 주장해온 만큼 이번에 양산 체계를 의도적으로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240mm 포탄을 양산하는 새로운 군수 공장을 만들었거나 기존의 생산 공장을 기업소 형태로 국방부문에서 재조직했다는 뜻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이 올해 군수생산계획 달성을 강조했다는 대목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동시에 이는 대남 위협이라는 최근의 기조를 이어가는 측면도 있다. 240mm 방사포와 170mm 자주포 등 장사정포는 북한이 서울과 수도권 초토화를 노릴 수 있는 주력 무기이기 때문이다.

한편 김정은은 같은날 장교를 재교육하는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방문했다. 김정은도 스위스 유학 뒤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포병학 등을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2주년을 기념하는 “축하 방문”에서 김정은은 기념연설을 통해 “믿음직한 군사 지휘관들을 더 많이 육성해 내는 것”이 이 대학의 주임무라며 “책무에 충실할수록 우리 군의 전투적 위력은 백방으로 장성 강화될 것이며 이와 정비례하여 적들의 불안과 공포는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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