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촉발' 와인스틴 성범죄 혐의…뉴욕주 대법서 뒤집혔다,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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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 AP=연합뉴스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 AP=연합뉴스

전 세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미국의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72)의 성범죄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이 뉴욕주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뉴욕주 대법원이 4 대 3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주 대법원의 결정문에 따르면 검찰이 하급심 재판에서 와인스틴이 기소된 성범죄 혐의와 관련 없는 여성들이 법정에서 증언하도록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앞서 와인스틴은 여배우 지망생과 TV 프로덕션 보조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20년 뉴욕주 1심 재판에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았다. 뉴욕주 항소법원은 2022년 진행된 재판에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당시 와인스틴 측은 1심 과정에서 검찰이 기소에 포함되지 않은 여성 3명을 증인석에 세우고, 와인스틴으로부터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도록 둔 것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2심 법원은 기소에 불포함된 이들 여성의 증언으로 검찰이 배심원단에 부당한 영향을 줬다는 와인스인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뉴욕주 대법원의 판결은 2심과 달리 와인스틴 측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1심 법원이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으로 와인스틴은 뉴욕주에서 새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와인스틴은 2004∼2013년 베벌리힐스에서 5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캘리포니아에서도 2022년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에 따라 와인스틴은 석방되지 않고 캘리포니아주로 이송돼 형을 계속 살게 된다고 NYT가 와인스틴 측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이번 결정에 대해 "이번 결정은 사법 시스템에서 성범죄 피해자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영화 배급사 미라맥스를 설립한 와인스틴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 등 히트 영화를 배급하면서 할리우드의 거물이 됐다. 그러나 2017년 그의 성범죄에 대한 보도 이후 앤젤리나 졸리, 셀마 헤이엑, 애슐리 저드 등 유명 여배우까지 와인스틴에게 피해를 봤다고 고백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촉발됐다.

해당 판결에 와인스틴의 혐의를 최초 제기한 여배우 애슐리 저드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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