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재즈로 뭉친다…그녀 때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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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서울재즈페스타’에서 한·중·일 재즈 합작공연을 준비한 가수 웅산.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서울재즈페스타’에서 한·중·일 재즈 합작공연을 준비한 가수 웅산.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재즈는 클래식에서 버려진 불협화음으로 만들어진 음악이에요. 불협화음으로 어떻게 앙상블(조화)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죠.”

이 시대에 재즈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가수 웅산(51)은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 세계가 갈등과 불협화음으로 몸부림치는 시대다. 화합을 근간으로 태어난 재즈는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드러냈다.

4년째 한국재즈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요즘 도심 재즈 음악 축제 ‘2024 서울재즈페스타’ 준비에 한창이다. 26~27일 서울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리는 축제인데, 30일 ‘세계 재즈의 날’을 기념해 매년 이맘때 열린다. 이틀간 오롯이 재즈 음악만으로 꾸려지고, 재즈 대중화를 위해 모든 공연은 무료로 열린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만난 웅산은 “이번 페스타의 대미를 장식할 무대로 한·중·일 재즈 뮤지션이 함께하는 아시안 재즈 합작 공연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중국 재즈 보컬리스트 자스민 첸, 재일동포 3세 출신 보컬리스트 게이코 리 등이 함께한다.

아시안 재즈 무대를 기획하게 된 것은 “재즈 본연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는 “미국 동·서부 등 주류의 음악도 물론 존재하지만, 재즈를 꾸준히 하다 보면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음악을 찾게 된다. 저에겐 그중 하나가 국악이었다”면서 “7년 전부터 국악을 연마해 재즈와 접목했는데, 해외 공연 후엔 늘 독특하고 인상 깊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준비한 무대는 판소리 ‘수궁가’에서 따온 ‘토끼 이야기’의 재즈 버전으로, 대금연주자 한충훈도 함께 한다.

아시아 외에 미국·영국 등 다양한 나라의 거장급 재즈 뮤지션들의 공연도 예정돼 있다. 축제 첫날인 26일에는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베니 그린이 드러머 서수진 등 국내 신진 뮤지션들과 협연한다. 다음 날엔 영국 맨체스터 출신 트럼펫 연주자 데이먼 브라운을 중심으로 한 데이먼 쿼텟의 공연도 펼쳐진다.

웅산은 “재즈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듣는 사람은 없다”며 “한국 재즈의 저변을 넓히려는 취지에서 태어난 축제인 만큼 시민들이 재즈를 접할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에 무료 공연을 펼친다”고 했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축제는 그가 2021년 한국재즈협회장으로 취임한 뒤 만들어졌다. 축제 지원 예산을 따내기 위해 행정 서류들을 직접 살피고, 서울시 직원들 앞에서 PT까지 진행했다고 한다.

웅산에게 재즈란 어떤 음악일까. 그는 “재즈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새롭게 태어나고 진화하는 음악으로 1996년부터 30년 가까이 하고 있지만 아직도 매력 넘치고 탐구하고 싶은 장르”라며 “갈팡질팡할 때마다 재즈를 하면 나다운 길을 찾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즈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명곡은 없고 명연주만 있을 뿐’이라는 말이 있는데 결국 재즈는 누군가를 흉내 내기보다 자신만의 해석과 철학이 들어가야 재밌어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재즈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봄바람과 함께 노들섬에 와 스스로 재즈를 연주한다는 생각으로 공연을 감상해 보세요. 탄성과 박수 등 관객의 반응을 접한 연주자들이 강렬한 영감을 받아 또다시 몰입의 무대를 만들어내는, 상호작용의 경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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