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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청, 공원 지하주차장 계속 강행…주민 “밀실 행정” 거센 반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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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 구로구가 구로거리공원(구로동 50번지) 지하에 건설 예정인 공영주차장을 놓고 구와 주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구로구는 건설을 강행하려 하지만, 주민들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녹지 공간이 훼손된다”며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구로구는 24일 “지난 16일 구로구보건소 강당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지하공영주차장 조성 계기 등을 설명했다”며 “특히 반대 의견을 내는 일부 주민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 주차장 신축의 필요성과 위치·규모의 적절성 등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구로구는 2018년부터 거리공원 지하에 연면적 7313㎡, 총 202면(지하 1층 98면·지하 2층 104면)의 주차장을 짓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예상 사업비는 시·구 예산 등 약 230억원이다. 구로구는 “공원 일대 주차 문제가 심각한 만큼 지하주차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에 따르면 최근 5년(2019년~2023년) 동안 이 일대에서 불법 주·정차 단속에 적발된 자동차는 3200여 대에 이른다.

문제는 주민 반대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조성된 지 40년 넘는 구로거리공원은 이 지역 주민에게 사실상 유일한 쉼터이자 녹지공간이다. 길이 1.24㎞의 산책로를 따라 수령 30~40년인 벚나무 470여 그루가 늘어서 있다. 공사를 하다 보면 공원 훼손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구로거리공원은 왕복 6차선 도로의 중심(주간선도로)에 있다. 주민들은 너른 길 한복판에 주차장이 들어서는 만큼 진·출입 시 교통사고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막상 주차장을 지어놓아도 이용객이 많지 않으면 우범지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주차 수요가 많은 인근 먹자골목이나 주거 밀집구역은 사업부지와 200~300m가량 떨어져 있다.

구로구가 주민 반대를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한다는 반감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말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는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보다 신중히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지하주차장 조성 동의안을 보류시켰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도 반대 주민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구로5동 주민인 이혜경씨는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진행한 주민설명회가 사실상 소통 노력의 전부”라며 “주민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은 밀실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로구 관계자는 “일부 주민 반대가 있지만, 주차장 건설은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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