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702조 늘어도…시민 선택은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4일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 2차 숙의토론회 모습. 갈등해결&평화센터 박수선 대표(오른쪽 마이크 든 이)가 전문가 4명을 소개하고 있다. KBS 유튜브 캡처

14일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 2차 숙의토론회 모습. 갈등해결&평화센터 박수선 대표(오른쪽 마이크 든 이)가 전문가 4명을 소개하고 있다. KBS 유튜브 캡처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가 '더 내고 더 받는' 안을 선택했다. 또 국민연금 의무 가입 상한 연령을 59세에서 64세로 늘리는 안을 제시했다.

김상균(서울대 명예교수) 공론화위 위원장은 22일 공론화위 시민대표 500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는 492명이 참여했다. 시민대표 500명은 그간 4회 공개토론회를 열었고 21일 4차 토론회 후 연금 개편안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했다. 1안은 보험료를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생애소득대비 노후연금의 비율)을 40%에서 50%로 올리는 것으로 소득보장안으로 불린다. 2안은 보험료를 9%에서 12%로 올리고 대체율을 현행(40%)대로 유지해 재정안정에 집중하는 안이다.

설문조사 결과는 1안 찬성 56%, 2안 찬성 42.6%이다. 1차 토론 전(3월 22~25일)에는 1,2안 찬성률이 36.9%대 44.8%였으나 토론을 거듭하면서 뒤바뀌었다. 토론회에는 양측을 대표하는 전문가가 참여해 취지를 설명하고 시민대표와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1안대로 하면 국민연금 기금고갈 시기가 2055년에서 2061년으로 6년 늦춰진다. 그 이후 소득대체율 인상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해를 거듭할수록 적자 폭이 커져 2093년에는 지금보다 누적적자가 702조원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번 시민대표 설문조사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또 기금 고갈 이후 매년 보험료를 걷어서 연금액을 지급하는 부과방식(지금은 수정적립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13%의 보험료율이 급등하게 된다. 매년 올라가 2078년 최고 43.2%(2078년)를 보험료로 내야 한다. 지금 이대로 가면 35%를 내야 하는데, 이보다 8.2%p 높다.

연금특위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개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기서 합의안이 나오면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마련해 21대 국회 활동 기한인 내달 29일까지 통과시키게 된다. 연금개혁을 두고 공론조사 방식을 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두고 민주당은 지지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

국민연금 의무 가입 상한 연령을 현재 59세에서 64세로 올리는 방안에 대해 시민대표 80.4%가 찬성했다. 또 기초연금 개편에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노인의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데 대해 52.3%가 찬성했고, 지급 대상을 축소하고 저소득 노인에게 더 지급하는 방안에는 45.7%가 찬성했다. 기초연금 개선안을 두고서는 찬반이 오차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팽팽했다.

출산 크레디트 확대에 82.6%가, 군 복무 크레디트 확대에 57.8%가 찬성했다. 크레디트는 아이를 낳거나 군 복무를 하면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더 얹어주는 제도이다. 출산은 둘째 아이부터 최대 50개월, 군 복무는 최대 6개월 치를 얹어주는데, 너무 적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민대표들은 공무원·군인·사학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이 강했다. 논의 기구를 구성해 개선안을 논의하는 데 대해 68.3%가 찬성했다. 또 보험료율(18%)을 올려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69.5%가, 연금액을 일정기간 올리지 않고 동결하자는 안은 63.3%가 찬성했다.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 의무를 법으로 보장하자는 데 대해 92.1%가 찬성했고, 국민연금 기금수익률을 올리자는 안은 91.6%가 동의했다. 퇴직연금을 준 공적연금으로 전환하는 데 대해 46.4%가 찬성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가 ±4.4%p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