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하자마자 수백억 '정부 보상금' 논란 터졌다, GTX-A 뭔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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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분석]

GTX-A 노선 중 수서~동탄 구간이 지난달 30일 개통했다. 운정~서울역 구간은 연말에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1일 수서역에서 승객들이 열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GTX-A 노선 중 수서~동탄 구간이 지난달 30일 개통했다. 운정~서울역 구간은 연말에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1일 수서역에서 승객들이 열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중 처음으로 A노선의 수서~동탄 구간이 지난달 말 개통한 지 채 한 달도 안 돼 '정부 보상금' 논란이 일고 있다. A노선의 핵심 정차역인 삼성역 개통이 늦어지면서 민간사업자가 운영 과정에서 입게 될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정부가 메워줘야 한다는 추정이 나오면서다. 일부에선 막대한 정부 보상금이 사실상 민자사업자에게 '공돈'으로 주어지는 것처럼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추정과 비판은 일부 맞지만 틀린 부분도 적지 않다. A노선을 둘러싼 정부 보상금 논란의 중심엔 서울시가 추진하는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이 있다. 삼성역 사거리와 코엑스 사거리 사이 600m 구간에 지하 7층 규모로 조성될 삼성역 복합환승센터는 GTX-A·C 노선과 지하철 2·9호선, 위례신사선 등이 정차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1조 8000억원 안팎이다.

 문제는 완공 시기가 계속 늦춰졌다는 점이다. 애초 2021년으로 알려졌으나 2023년 말로 미뤄졌다가 또다시 2028년 4월로 연기됐다. 최초 계획과 비교하면 7년 가까이 늦어지는 데다 A노선 개통과 비교해도 4년이나 차이 난다. 이처럼 사업이 지연된 데는 여러 요인이 거론된다. 2017년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이 설계방식을 변경한 데다 공사비 증가문제로 부처 간 협의도 늦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토교통부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말에 민자사업자인 SG레일 측과 A노선 건설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하면서 삼성역 복합환승센터가 A노선 운영 개시일까지 개통되지 않을 경우 이로 인한 순운영이익 감소분을 보전해준다는 내용(제57조)을 넣었다.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지연 탓  

 최근 논란이 된 정부 보상금은 바로 이 조항에 근거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삼성역이 제때 개통하지 못해 승객이 줄어든 탓에 순운영이익이 애초 계산보다 감소하면 그 차액을 정부가 메워줘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 부분개통에서 삼성역이 빠지면서 평일 GTX 이용객은 하루 8000명가량(평일 기준)으로 당초 예상(2만 15000명)의 40%에도 못 미치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조감도. 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조감도. 연합뉴스

 평일 서울 통근객의 상당수가 선릉, 역삼 등 강남지역으로 이동하는 데 2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삼성역까지 운행이 안 되는 탓에 환승·연계교통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수서역까지 가려는 수요가 예상보다 적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은 A노선의 강북 구간인 운정~서울역 구간이 개통하는 올해 말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역시나 삼성역 문제로 강남까지 연결이 안 되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보상금은 연말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수서~동탄 구간이 재정으로 추진된 반면 운정~서울역 구간은 민자로 건설됐기 때문에 해당 구간이 개통하는 연말부터 민간사업자에 대한 정부 보상금 규정이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삼성역 운행이 가능해지는 2028년까지 정부가 지급해야 할 보상금이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을 넘을 거란 전망을 한다. 하지만 서정관 국토부 수도권광역급행철도과장은 “지금 언급되는 금액들은 출처가 명확지 않은 것”이라며 “실제 민자구간을 운행해봐야 구체적인 보전금액을 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GTX-A 차량. 연합뉴스

GTX-A 차량. 연합뉴스

 사실 A노선은 과거 논란이 됐던 '최소운영수입보장(MRG, Minimum Revenue Guarantee)'이 적용되지 않는 순수 '수익형 민자사업(BTO)'이다. 민자로 해당 시설을 짓고, 소유권을 정부에 넘긴 다음 일정 기간 운영해서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당초 정부가 실시협약에 규정된 책임과 의무를 다 이행했다면 민간사업자는 이후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자체적으로 감당해야만 하는 구조란 의미다.

 '공돈' 아닌 실시협약 따른 보상  

 손실이 생겨도 정부에 보전을 요구할 수 없다. 그러나 실시협약과 달리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완공이 늦어졌고, 이로 인해 민간사업자가 예상치 못한 손실을 보게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정부가 손실액을 메워 줘야만 한다. '공돈'이 아니라 민자사업자로서는 협약에 따라 정당하게 받는 손실 보전금인 셈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애초 실시협약을 맺을 때 정부의 귀책사유로 운영이익에 손실이 생기면 배상해주는 조항이 들어간 것”이라며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이 늦어지면서 반쪽짜리 개통을 하기 때문에 수요 감소 등에 대한 책임을 정부가 지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정부와 현대건설 컨소시엄 간에 체결된 GTX-C노선의 실시협약에도 유사한 보상 조항이 들어있다.

 정부 보상금을 둘러싼 또 다른 논란거리가 있다. 바로 막대한 보상금을 지급하게 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가리는 일이다. 현실적으로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공 지연에 따른 책임 역시 서울시에 상당 부분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건설 안내 표지판. 완공일이 2028년 4월로 돼 있다. 강갑생 기자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건설 안내 표지판. 완공일이 2028년 4월로 돼 있다. 강갑생 기자

 이 때문에 국토부가 먼저 보상금을 지급하더라도 추후 서울시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서정관 과장은 “개통지연 책임에 따라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는 아직 구상권 행사방식이나 시기, 절차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에선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사업 지연에 국토부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반론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9년 국토부가 당초 수서발 고속열차(SRT)를 삼성역을 거쳐 의정부까지 연장 운행하려던 방침을 바꿔 서울시에 설계변경을 요구했다가 이듬해 다시 입장을 번복한 탓에 사업이 지연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국토부와 서울시의 구상권을 둘러싼 다툼도 쉽사리 결론 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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