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 뒤덮은 오렌지 물결…대전 팬심, 최강 맞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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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1일 대전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 1만2000명의 만원 관중이 찾았다. 한화는 지난 시즌 마지막 홈 경기부터 이날까지 12경기 연속 매진을 이어갔다. KBO리그 역대 최다 기록 타이다. [사진 한화 이글스]

21일 대전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 1만2000명의 만원 관중이 찾았다. 한화는 지난 시즌 마지막 홈 경기부터 이날까지 12경기 연속 매진을 이어갔다. KBO리그 역대 최다 기록 타이다. [사진 한화 이글스]

21일 오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야구장 주변 상인들의 목소리에서 활기가 넘쳤다. 사방에서 닭 튀기는 냄새가 진동했고, 오렌지 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물결이 이어졌다. 8회엔 ‘최강 한화’를 외치는 육성 응원이 야구장을 뒤흔들었다. 한화는 이날 3-5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만원 관중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야구장 앞에서 영업 중인 다미치킨 사장 박명순(66)씨는 “오늘 치킨을 100마리 정도 판매했다. 지난해보다 관중이 늘어나서 바빠졌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또 “표 구하기가 정말 힘들어졌다. 나이가 많은 올드팬들은 현장 판매분이 적어 야구장에 오기 힘들어하시더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한화 구단은 이날 경기 1만2000석의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 시즌 개막 이후 홈 경기 11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마지막 홈 경기였던 10월 16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포함하면 12경기 연속 매진이다.

12경기 연속 홈 경기 관중이 가득 들어찬 한화 이글스는 유튜브도 최고 인기다. 28만4000명에 달하는 구독자 수는 한국 프로야구 구단 중 가장 많다. [한화 구단 유튜브 캡처]

12경기 연속 홈 경기 관중이 가득 들어찬 한화 이글스는 유튜브도 최고 인기다. 28만4000명에 달하는 구독자 수는 한국 프로야구 구단 중 가장 많다. [한화 구단 유튜브 캡처]

KBO리그 홈 경기 최다 연속 만원 기록은 삼성이 1995년 5월 9일부터 6월 1일까지 이어간 12경기 연속 매진이다. 21일 타이를 이룬 한화는 곧 새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다음 홈 경기는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26~28일)이다. 주말이라 매진 가능성이 크다.

올해 한화의 누적 관중은 13만2000명. 구단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운 2018년의 73만4110명(경기당 평균 1만196명)을 넘어설 수 있는 추세다.

한화 팬들이 대전구장으로 몰려든 건 프랜차이즈 스타 류현진(37)의 복귀 영향이 크다. 한화 관계자는 “올해 유니폼 판매의 70% 이상이 류현진의 등번호(99번)를 새겼다”고 전했다. 대전 구장 곳곳에서 류현진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만날 수 있다.

한화 구단의 꾸준한 노력도 결실을 맺었다. 한화 공식 유튜브 채널 ‘이글스 TV’ 구독자는 28만4000명으로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팬 친화적인 다양한 콘텐트 덕분이다. 2022년엔 OTT 다큐멘터리를 통해 선수단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성적은 최하위에 그쳤지만, 최근 리빌딩을 끝내면서 팀 성적도 좋아지고 있다. 시즌 초반 7연승으로 선두를 달리던 기세는 꺾였지만, 승률 5할 언저리 성적(11승 1무 13패)을 유지하며 가을야구 희망을 키우고 있다.

오승환, 김재윤, 임창민(왼쪽부터 순서대로)

오승환, 김재윤, 임창민(왼쪽부터 순서대로)

◆691세이브 트리오 앞세운 삼성 2연승=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키움 히어로즈의 마무리였던 임창민과 KT 위즈 마무리 투수였던 김재윤을 영입했다. 삼성은 지난해 최다 역전패(38회)를 기록했다. 구원 투수 평균자책점(5.16) 역시 최하위였다. 그래서 불펜 강화를 위해 이들을 데려왔다.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까지 합치면 세 선수는 지난해까지 통산 691세이브(오승환 400개·김재윤 169개·임창민 122개)를 기록했다.

삼성의 마무리 투수 영입은 성공적이다. 불펜의 힘을 앞세워 이틀 연속 한화를 꺾었다. 지난 20일 경기에선 에이스 원태인이 6회까지 무실점한 뒤 마운드를 넘겼다. 이어 임창민·김재윤·오승환이 각각 3분의 2이닝, 1과 3분의 1이닝, 1이닝을 막아내 1-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난해 불펜 운용이 힘들었는데 올해 전력 보강을 한 뒤 좋은 결과를 얻었다. 캠프 때부터 그려왔던 그림 그대로”라며 만족스러워했다.

21일 경기에서도 불펜의 힘이 돋보였다. 삼성은 0-3으로 끌려가다 5회 2점, 7회 3점을 뽑아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또다시 임창민·김재윤·오승환이 각각 1이닝씩을 막아내 5-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오승환은 7세이브(2위), 임창민은 6홀드(1위), 김재윤은 5홀드(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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