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 최악땐 ‘국제유가 210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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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분쟁이 국제유가를 부채질하는 가운데 국내 국책연구기관에서 최악의 두 가지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유가가 배럴당 210달러까지 솟구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2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에너지경제연구원(이하 에경원)은 이란이 ① 원유 수출을 금지하거나 ②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시나리오를 최악의 경우로 예상한다. 원유 공급에 직접적인 차질을 줘 원유 가격을 급등하게 할 요인이라서다.

영국 산업단체 에너지인스티튜트(EI)에 따르면 2022년 세계 원유 공급량 중 4.1%를 차지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은 주요 중동 산유국이 원유를 해상으로 수출할 때 이용하는 통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원유 공급망 병목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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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경연은 두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라도 현실화한다면 글로벌 원유 공급이 10% 넘게 부족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추정치는 역대 최대다. 에경연에 따르면 과거 가장 피해가 컸던 1979년 2차 오일쇼크 당시엔 전 세계 원유 공급이 9%가량 부족했다. 당시 원유 가격은 약 15달러에서 40달러로 2.5배 넘게 솟구쳤다. 이에 따라 앞으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불거진다면 현재 배럴당 85달러 수준(브렌트유 기준)인 원유 가격이 2.5배 넘게 올라 210달러를 웃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에경연의 분석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최악의 시나리오가 일어날 확률이 낮다는 점이다. 심각한 경제난을 겪는 이란이 수출 대부분(56%가량)을 원유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원유 수출을 직접 중단하거나 수출길을 막는 건 자해 행위다. 무엇보다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 이란을 편드는 중국 등 동맹국에 타격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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