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예비지정에 지방대 통합ㆍ연합 희비 갈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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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혁신안을 낸 대학에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교육부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대학 발표에 지방대 간 희비가 엇갈렸다. 예비지정된 대학들은 지자체 경계를 넘는 통합ㆍ연합 등을 이어갈 동력을 얻었다. 하지만 탈락한 곳에선 그간 추진하던 통합안도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예비지정 혁신안 45%는 통합ㆍ연합 제시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글로컬대학 공모에 전국 109개 대학이 혁신기획서 65건을 제출했으며, 이 가운데 20건(33개교)이 예비지정됐다. 예비지정된 대학의 혁신기획서 중 9건(45%)은 대학간 통합ㆍ연합안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안은 6건(▶동명대ㆍ신라대 ▶동신대ㆍ초당대ㆍ목포과학대 ▶동아대ㆍ동서대 ▶대구보건대ㆍ광주보건대ㆍ대전보건대 ▶영남대ㆍ금오공대 ▶울산과학대ㆍ연암공과대), 통합안은 2건(▶충남대ㆍ한밭대 ▶원광대ㆍ원광보건대)이었다. 창원대(국립)와 도립거창대, 도립남해대, 한국승강기대의 경우 국ㆍ도립대 3곳이 통합하고 한국승강기대와 연합하겠다는 복합안을 제시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단독으로 신청해 예비지정을 받은 대학은 11곳이다. 지역별로 보면 경남에 예비지정된 대학이 가장 많았다. ‘창원 재도약을 위한 국가산업단지 디지털 대전환’을 내건 경남대 등 7곳(혁신기획서 4건)이다.

지역 뛰어넘어 연합, 국립ㆍ사립 연합안 눈길

지난해 글로컬대 본지정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학의 혁신기획서 10건 가운데 통합안을 제시한 경우는 4건에 달했다. 이에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를 겪던 지방대 사이에선 ‘통합안이 글로컬대 유치 해법’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올해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교육부가 올해 공모에서 통합보다 느슨한 연합(학사 조직은 유지하되 대학 운영 의사결정 기구 일원화) 전형을 열어 문턱을 낮춰준 영향도 컸다.

지난해 11월 23일 오전 대구 북구 태전동 대구보건대 인당아트홀에서 열린 제25회 나이팅게일 선서식에서 임상 실습을 앞둔 간호학과 학생들이 LED 촛불을 밝혀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본받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23일 오전 대구 북구 태전동 대구보건대 인당아트홀에서 열린 제25회 나이팅게일 선서식에서 임상 실습을 앞둔 간호학과 학생들이 LED 촛불을 밝혀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본받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 뉴스1

대구보건대와 광주보건대, 대전보건대의 경우 소재지를 뛰어넘는 ‘초광역’ 연합안으로 주목받았다. 이들 보건의료 전문대학은 단일 사단법인을 설립하되 캠퍼스마다 특화된 전공 및 학과를 두겠다는 혁신안을 냈다. 교육혁신ㆍ산학협력을 골자로 한 연합안을 낸 울산과학대와 연암공과대(경남 진주시 소재)도 비슷한 사례로 꼽힌다. 금오공대(국립)와 영남대(사립)의 경우 지역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국ㆍ사립대 연합안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총장 사퇴, 도의회 제동 등 파열음도

반면 예비지정을 받지 못하면서 통합ㆍ연합 논의가 폐기 수순을 밟는 사례도 있다. 국립부경대와 한국해양대의 경우 ‘해양 과학 KAIST 조성’을 내세운 국립대 간 통합안으로 주목받았지만, 올해 공모에서 탈락했다. 이에 장영수 국립부경대 총장은 지난 16일 교육부 발표 반나절 만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각 대학 재학생 등 내부 반발을 조율하며 통합을 추진해온 장 총장이 사퇴한 만큼 통합 논의는 사실상 결렬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동의과학대 등 부산지역 7개 사립대도 이례적인 규모의 연합을 추진하며 도전했다. 하지만 예비지정 탈락에 따라 이들 대학 내부에선 재도전 동력을 얻기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0일 부산 남구 부경대학교 본관 앞 계단에 통합을 반대하는 학생들이 학과 점퍼와 책을 전시해 두고 침묵시위를 펼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달 20일 부산 남구 부경대학교 본관 앞 계단에 통합을 반대하는 학생들이 학과 점퍼와 책을 전시해 두고 침묵시위를 펼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통합ㆍ연합을 함께 이루겠다는 복합안으로 예비지정을 받은 창원대와 도립거창대, 도립남해대, 한국승강기대의 경우 경남도의회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본지정까지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18일 도립대인 남해대를 방문해 “국립대(창원대)와 통합 때 재산을 매각할지, 무상사용하게 될지 등 세부적인 계획이 없다”며 “이후 2년제 대학(한국승상기대)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형평성 문제 등 내부 반발도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예비지정된 대학들을 평가해 오는 8월 글로컬대 본지정 대학을 발표한다. 내년에도 공모를 통해 전국 대학의 혁신기획서를 받고 10곳을 추가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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