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봉납…외교부 "깊은 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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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1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경제재생담당상은 직접 야스쿠니를 찾아 참배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깊은 실망”을 표했다.

21일 춘계예대제가 시작된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 제단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보낸 공물이 놓여 있다. AFP=연합뉴스

21일 춘계예대제가 시작된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 제단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보낸 공물이 놓여 있다. AFP=연합뉴스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부터 시작되는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真榊)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을 말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21년 10월 총리 취임 후 일본 종전기념일(8월 15일)과 춘계·추계 예대제에 빠지지 않고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내고 있다. 이번이 8번째 봉납이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23일까지 열리는 올해 춘계 예대제 기간 동안 직접 참배는 하지 않는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한 것은 지난 2013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마지막이다. 당시 한국과 중국 등이 반발한 것은 물론이고, 미국도 실망을 표하는 등 외교적 논란이 크게 일었다. 이후 아베 전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기시다 총리는 직접 참배 대신 공물을 보냈다.

현직 각료 중에는 신도 경제재생담당상이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직접 참배했다. 그는 참배 뒤 기자들에게 “과거 나라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일한 분들의 영혼에 대한 존경과 숭배의 마음을 담아 참배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기시다 내각에 입각한 신도 경제재생담당상은 같은해 10월 추계 예대제와 올해 첫날에도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신도 요시타카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21일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신도 요시타카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21일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신도 경제재생담당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오지마(硫黄島) 수비대를 지휘하다 전사한 구리바야시 다다미치(栗林忠道·1891∼1945) 전 육군 중장의 외손자로 대표적인 강경 우익 성향의 정치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1년 8월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견제하려 울릉도 방문을 시도했다가 김포공항에서 입국이 거절되기도 했다.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23일 야스쿠니를 집단 참배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논평에서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246만 6000여 명의 영령을 기리는 시설이다. 이 중 90%는 태평양전쟁 관련 인물로,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한반도 출신자 2만여 명도 합사돼 있으나, 신사 측은 유족의 합사 취소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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