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과 당 낀 신세 될라"…與, 차기 지도부 나서는 사람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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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해 조기 전당대회 개최에 뜻을 모았지만 정작 유력 후보들은 출마를 두고 장고(長考)를 이어가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민생을 개선하는데 주력하는 여당의 임무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며 “야당의 25만원 전 국민 지급과 같은 포퓰리즘 공약을 맥없이 뒤따라가는 것도 여당으로서 무책임한 일이다. 물가 등 민생현안의 개선과 관련된 이슈 하나하나를 점검해야 한다”고 적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4선 고지에 오른 안 의원은 4·10 총선에서 생환한 몇 안 되는 현역 의원으로 차기 당권 주자 중 한 명이다. 국민의힘에선 수도권 참패 후 ‘영남당’ 탈피를 위해 ‘수도권 대표론’이 힘을 받고 있다. 그래서 안 의원뿐 아니라 5선 고지에 오른 나경원·권영세·윤상현 의원도 함께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체 의석의 48%를 차지하는 수도권(122석)에서 승리하지 않고선 당이 생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19석(15.6%)밖에 얻지 못했다.

하지만 안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이날 연합뉴스에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전당대회를 미처 생각할 여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도권 중진뿐 아니라 영남의 주호영·김태호 의원도 출마에 대한 직접적인 언참은 피하고 있다.

왜 이렇게 다들 신중할까. 우선 임시 지도부의 성격과 전당대회 규칙 등 불확실성이 전당대회 출마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열리는 당선인 총회권에선 비상대책위원회를 참패 수습에 방점을 둔 혁신형으로 꾸릴지, 전당대회 관리에 집중하는 실무형으로 꾸릴지를 결정한다. 당내에선 “전당대회를 관리할 비대위인데 실무형이 낫다”(권성동)는 친윤계와 “필요한 건 혁신”(윤상현)이라는 비윤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수도권 당선인과 낙선자를 중심으로 전당대회 규칙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에 적용된 당원투표 100% 선출 규정은 민심을 반영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김재섭(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지난 18일 “당원 100% 규칙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전향적으로 당원 50% 대 여론조사 50%까지 (여론조사 비율을) 늘려도 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도 “총선 패배로 윤심·당심과 민심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는 게 증명됐다”(이재영) 등 전당대회 규칙을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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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주자들이 출마를 고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 설정 어려움’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당을 이끄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회 권력을 장악한 야당과 대통령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맡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결국 여당 대표는 낀 신세가 돼서 고생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초로 다가온 원내대표 경선에 의원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 원내대표는 175석의 과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을 상대로 원 구성 협상을 해야 하고, 개원 뒤에는 각종 쟁점 법안 방어까지 맡아야 한다. 김도읍·이종배·송석준·이철규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21일 현재 공개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0’명이다. 민주당에선 다음 달 3일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김민석·김병기·김성환·박주민·박찬대·조승래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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