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박영선 총리설에 "협치 빙자한 협공"…총리 인준 거부 엄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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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권 인사 국무총리 기용설을 두고 “협치를 빙자한 협공”이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후보가 지명되기 전임에도 인준 거부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온다.

이 대표는 18일 밤 페이스북에 “협치를 빙자한 협공에 농락당할 만큼 민주당이 어리석지 않다”고 적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야권 인사들이 줄이어 총리 후보로 거론된 점을 겨냥한 것이다. 19일엔 “민주당 진영 빼내 가기 인사를 시도할 작정인지 황당한 하마평 무성”(정청래) “상대 진영을 데려오면 협치인가”(김한규) 등 민주당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관련 논란은 앞서 일부 매체가 "박영선 전 장관이 총리로 유력하게 검토된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박 전 장관이 18일 페이스북에 “지금 대한민국 미래를 생각한다면 협치가 긴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쓰면서 파장이 더해졌다. 박 전 장관은 이 글에서 찰스 디킨스 소설 『두 도시 이야기』를 인용하며 “우리 사회는 서로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두 도시 이야기처럼 보여지고 있다”고 적었다.

박영선 전 장관. 연합뉴스

박영선 전 장관. 연합뉴스

이 밖에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 과거 야권 인사가 총리 후보로 거론되자 민주당에선 “배신자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19일 통화에서 “김한길 총리설은 윤 대통령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는 방증”이라며 “민주당 대표였다가 등 돌린 사람을 어떻게 동의하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지도부 관계자도 “야권 계열 인사 한명만 더하면 협치라는 옛날 사고방식에서 아직 못 벗어났다”고 일갈했다.

김 위원장은 1990년 민주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해,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만 4선을 역임했다. 2013년 민주당 대표,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등도 맡았다. 그러다 지난 대선 기간인 2021년 윤석열 캠프에 ‘새시대위원장’으로 합류했고, 현재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본회의에서 부결이 민주당 입장에서도 마냥 쉬운 결정은 아니다. 국무총리 임명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건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김대중 정부 당시 장상ㆍ장대환 후보자 2명이 전부다. 민주당은 2022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과정에서도 부결을 주장하다 ‘국정 발목 잡기’ 프레임에 부담을 느끼고 가결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당분간 대통령실 관련 인선 잡음을 “비선 라인의 인사 개입 의혹”으로 규정짓고 강경 태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실 공식 인사라인도 모르는 하마평이 대통령실 관계자 발로 나왔다는 것 자체가 레임덕”이라며 “김건희 여사 비선 라인의 인사 개입 의혹에 윤 대통령은 직접 답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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