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차이나 글로벌 아이

차이나 쇼크 2.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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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신경진 베이징총국장

신경진 베이징총국장

지난 한 달 동안 베이징 외에 상하이·자싱·시안·허페이와 대만의 타이베이·화롄 등 6~7개 도시를 오가며 달라진 중국을 체감했다. 시 정부가 글로벌 투자 은행사 못지않게 디스플레이·반도체·전기차 선두 기업에 거액을 투자해 해당 산업 체인을 유치한 ‘허페이 모델’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당(唐)나라 의상 대여점이 성업 중인 시안의 대당불야성(大唐不夜城)에서는 ‘새로운 중국 스타일 플러스(新中式+)’로 불리는 복고주의 열풍을 목격했다. 대만에서는 화롄 대지진 취재 틈틈이 2030년대까지 1나노급 첨단 파운드리 양산 로드맵에 따른 촘촘한 북부·중부·남부 반도체 단지의 조성 계획을 귀동냥했다.

지난달 23일 밤 시안시 대당불야성에 당나라 전통복장 사진을 촬영하는 중국인이 가득하다. 신경진 특파원

지난달 23일 밤 시안시 대당불야성에 당나라 전통복장 사진을 촬영하는 중국인이 가득하다. 신경진 특파원

베이징에서는 샤오미(小米)의 전기차 SU7(Speed Ultra 7) 체험도 했다. 전 세계를 공습하고 있는 C커머스의 대표주자 테무(TEMU)의 초저가 시스템도 취재했다. 모두 ‘차이나 쇼크 2.0’이란 표현이 걸맞은 격변의 현장이다.

한국이 총선에 몰입했던 한 달간 미국·중국·유럽은 ‘차이나 쇼크 2.0’을 둘러싼 신(新) 삼국지를 펼쳤다. 먼저 미국. 재신(財神)으로 불리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8일 베이징 회견에서 ‘차이나 쇼크 2.0’을 말했다. “인위적으로 값싼 중국산 제품이 세계 시장에 홍수를 이룰 때, 미국과 다른 외국 기업의 생존 가능성이 의문시된다”며 전기차·리튬배터리·태양광의 과잉생산을 우려했다. 그는 “10여 년 전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으로 저가의 중국산 철강이 세계 시장에 범람하면서 전 세계 산업이 쇠퇴했던 현실을 다시 용납하지 않겠다”며 날을 세웠다.

중국은 유럽의 독일 총리를 환대해 반격했다. 16일 시진핑 국가주석은 올라프 숄츠 총리와 회담에서 “중국의 전기차·배터리·태양광 수출은 글로벌 공급을 풍부하게 할 뿐 아니라,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한다”며 “세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녹색 저탄소로 전환하는 데 커다란 공헌을 한다”고 과잉생산을 방어했다. 그러나 숄츠 총리는 이견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회견에서 “과잉생산을 논의했다”며 “모든 경쟁보조금은 등록돼야 한다”고 했다.

일본도 대비에 나섰다. 다루미 히데오(垂秀夫) 직전 중국대사는 최근 회고록에서 “거대한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공격’을 하는 과정에서, 단단히 겨드랑이를 조이는 ‘수비’를 굳혀야 한다”며 “공수양면에 전략적 사고를 갖고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나 쇼크 2.0’은 세계 모두에 양날의 칼이다. “셰셰(謝謝)” 이상의 치밀한 공수전략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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