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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배설물로 버드나무 말라죽인 ‘이것’…총기 포획 시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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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총기 포획전 포착된 대구 동구 안심습지 버드나무에 앉아 있는 민물가마우지. [사진 대구 동구]

지난 12일 총기 포획전 포착된 대구 동구 안심습지 버드나무에 앉아 있는 민물가마우지. [사진 대구 동구]

배설물로 나무를 뒤덮고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는 등 전국적으로 문제가 됐던 민물가마우지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자, 일부 지역에서 총기 포획을 시작했다.

15일 대구 동구에 따르면 지난 12일 안심습지 내 서식 중인 민물가마우지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총기 포획을 시작했다.

안심습지 버드나무 군락지는 민물가마우지의 하얀 배설물로 뒤덮여 말라가는 중이다. 겨울에만 찾아오던 철새인 민물가마우지는 봄에 떠나야 하는데 주변에 먹이가 풍부하다 보니 3년 전쯤부터는 대구 지역 곳곳에 자리를 잡고 텃새가 됐다. 민물가마우지는 수백 마리씩 무리 지어 왜가리·물닭·청둥오리 등 다른 종을 밀어냈고, 요산 성분이 많은 하얀 배설물은 토양오염과 수목 고사 등 각종 문제를 유발했다.

동구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민물가마우지 성체 19마리와 새끼 24마리, 알 100여 개가 포획됐다. 동구 관계자는 “안심습지에 100여 마리가 서식 중인데 한 달간을 집중포획 기간으로 설정해서 개체 수를 줄이려고 했다”며 “그런데 포획 첫날 생각보다 많이 잡혀 일단 설정을 해제했다. 안심습지에서 총기 포획을 하는 사례가 올해 처음인 데다 총기 발포 현장이 도심지 인근이라 안전 문제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물가마우지는 물고기 등 먹이를 하루 700g 정도 먹어 치우는 대식가로 조류 중 최상위 포식자다. 평균 3~5개 정도 알을 낳고 평균수명은 15년이다. 또 기존 번식지로 다시 찾아오는 특성이 있다. 기후변화 등으로 국내에서는 2000년대 이후 텃새화하기 시작했다.

강원 춘천시의 관광명소인 소양강 버드나무 군락지에도 민물가마우지가 무리를 지어 서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춘천시의 관광명소인 소양강 버드나무 군락지에도 민물가마우지가 무리를 지어 서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지역에서는 민물가마우지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도심과 가까워 안전 문제로 총기포획 허가가 나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강원 춘천 지역 호수인 의암호 등이다.

대구 수성구에서는 총기 대신 천적 모형으로 대구 시민의 명소인 수성못 내 민물가마우지 개체수를 줄였다. 수성못 안에서도 1200㎡ 면적의 작은 섬인 둥지섬이 민물가마우지에 의해 점령되자, 수성구는 지난 1월 둥지섬 나무 곳곳에 천적 모형 40개를 설치했다. 천적인 독수리 모형과 빛을 반사해 경계심을 주는 반사 모형 등이다. 또 민물가마우지가 서식하지 못하도록 가지를 치고, 산란기 후 시행했던 둥지 제거를 산란 전에 실시해 62개 둥지를 모두 철거했다.

대구 수성구가 수성못 둥지섬에 설치한 독수리 모형과 빛을 반사해주는 모형 40개를 설치해 민물가마우지의 개체수가 급감했다. [사진 수성구]

대구 수성구가 수성못 둥지섬에 설치한 독수리 모형과 빛을 반사해주는 모형 40개를 설치해 민물가마우지의 개체수가 급감했다. [사진 수성구]

또 배설물로 오염된 나무와 둥지섬을 세척하고 지속적인 관찰로 서식 환경을 교란했다. 이를 통해 민물가마우지가 둥지섬으로 접근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았다. 그 결과 밤에 500마리가 넘게 관찰되던 민물가마우지는 현재 낮 동안만 10마리 미만이 잠시 머물고 밤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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