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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구원투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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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주 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수년간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켰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몇 달 사이 4위로 밀렸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에게 뒤처지더니 이달 들어 메타 CEO인 마크 저커버그에게 3위 자리마저 내줬다.

올해에만 약 30% 하락한 테슬라 주가 영향이 컸다. 이 회사 주가는 전기차 판매량이 좌지우지한다.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38만6810대로 1년 전보다 8.5% 줄었다. 중국에서의 수요 감소, 독일 공장의 방화 사건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자체적 이유로 들지만, 외부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출시한 지 5년이 넘은 모델3, 모델Y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반면 현대차, 아우디와 같은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신형 전기차를 내놓고 있어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패색이 짙어가는 상황에서 머스크가 구원투수 등판을 예고했다. 운전자 없이 운행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로보택시(Robotaxi)’다. 오는 8월 8일(현지시간) 공개하겠다는 머스크의 선언이 알려지자 지난 8일 테슬라 주가는 4.9% 급등했다. 이튿날도 2% 넘게 올랐지만 머스크의 말을 그대로 믿는 분위기는 아니다. 10여 년 동안 완전자율주행차 등의 개발과 출시 시기를 수차례 예고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가 말하는 건 미뤄진다는 ‘일론 타임(Elon Time)’이란 풍자도 나왔다. 로보택시가 예고한 제시간에 공개돼야 이 오명도 씻고 재산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제대로 장착하고 나타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