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물가” 하는 파월…물가지표 2개가 딴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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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연준 ‘금리 잣대’

미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이 금리 인하 조건으로 ‘물가 상승세 둔화’를 강조하면서 두 가지 물가지표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미 상무부가 집계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인데, 두 지표의 움직임은 최근 엇갈리는 모양새다. 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올해 들어 예상치를 웃돌며 ‘울퉁불퉁한(bumpy)’ 모습을 보이는 반면,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하향 추세를 지속하면서다. 다만 시장은 PCE 가격지수 움직임에 더 주목하며 늦어도 7월 안에는 첫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다시 한 번 금리인하 신중론을 견지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2%)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큰 자신감이 생기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6~7월 기준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Fed는 두 지표 가운데 PCE 가격지수를 더 선호한다는 점에서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에도 CME페드워치는 6월 첫 인하 확률을 55.8%, 7월 첫 인하 확률을 49.9%로 내다봤다.

시장이 여전히 6월 인하에 대한 기대를 거두지 않고 있는 건 PCE 가격지수가 Fed의 목표치(2%)를 향해 하향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서다. CPI가 도시 소비자들이 주로 구매하는 재화·서비스의 가격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측정한다면, PCE 가격지수는 가계가 실제로 어떤 재화·서비스에 얼마나 지출했는지를 본다.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10월 전년 대비 2.9% 올라 2%대로 진입한 뒤 올 1월과 2월엔 각각 2.4%·2.5% 올랐다. 시장 예상치에도 부합하는 수준이다.

2월 CPI가 전년 대비 3.2% 올라 예상치(3.1%)를 웃돌고, 1월 CPI와 지난해 12월 CPI도 각각 3.1%·3.4% 올라 예상치(2.9%·3.2%)를 크게 상회해 시장에 ‘쇼크’를 안긴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PCE 가격지수에 비해 최근 CPI가 울퉁불퉁한 모습을 보이는 건 주거비 상승으로 인한 왜곡이 발생한 측면이 크다. CPI는 주거서비스에 34.8%의 가중치를 적용해 물가 변동을 측정하는 반면, PCE는 16.4%의 가중치만 반영한다. CPI가 PCE보다 주거비 상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얘기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월 주거비는 전년 대비 5.7% 올랐고, 이는 지난 1년간 근원 CPI(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 기여도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하지만 실제 주거비와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수퍼코어(super core, 초근원) 물가는 하향 추세다. PCE 가격지수에서 수퍼코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8%를 나타낸 뒤 지난 2월 3.3%로 낮아지고 있다. PCE가격지수는 이런 수퍼코어 물가에 48.4%의 가중치를 둬 전체적인 물가상승률을 계산하기 때문에, 기조적인 물가 둔화세가 최종적인 PCE 가격지수 수치에 더 크게 반영되는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당분간 월초 발표되는 CPI 지표에 긴장했다가, 월말에 나오는 PCE 가격지수에 안도하는 움직임은 지속될 전망이다. 엄태균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과장은 “CPI에 12~13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진 질로우 임대료 지수가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PCE의 수퍼코어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면서 두 지표 간 괴리가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3월 CPI 상승률은 오는 10일,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오는 26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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