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美, 반도체장비 수출통제 대상 中공장 명단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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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대중(對中)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통제 대상인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번에 명단을 만들게 된 건 제재 대상인 중국 공장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알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기업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앞으로 몇 달 내에 리스트가 공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 정부 관계자들도 이번 주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례 수출통제 콘퍼런스에서 업체들 요청과 관련해 언급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정부가 대중(對中)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통제 대상인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중앙포토.

미국 정부가 대중(對中)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통제 대상인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중앙포토.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미국 기업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조치 준수를 보다 쉽게 하기 위한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로이터에 "완전한 명단은 아니겠지만 우려하는 시설이 어떤 것인지 식별할 수 있다면 (제재 이행에)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2022년 10월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인공지능(AI) 및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상무부가 기존 제재를 강화하는 후속 조치도 내놓았다. 이와 관련,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 있는 어떤 공장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지 알기 어렵다"면서 상무부에 제재 대상이 되는 공장의 명단을 발표해달라고 촉구해왔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미, 동맹국에 "중국 반도체 장비 AS 말라"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 정부에 동맹국 기업들이 중국 고객에게 판 특정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미국 상무부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27일 "우리는 어떤 것(장비)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떤 것은 제공하지 않는 게 중요한지 결정하기 위해 동맹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그런 주요 부품들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테베스 미국 산업안보차관. 연합뉴스

에스테베스 미국 산업안보차관. 연합뉴스

다만 그는 중국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수리할 수 있는, 중요하지 않은 장비에 대한 동맹국 기업들의 지원 서비스까지 통제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2022년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한 이래, 네덜란드·일본에도 비슷한 수출통제를 도입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네덜란드와 일본도 일부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있지만, 미국과 달리 자국 기업들이 수출통제 시행 전에 이미 판매한 장비를 중국이 계속 운영하는 데 필요한 유지·보수 등 AS 서비스는 제공하는 건 허용하고 있다.

中, 네덜란드 장비 수입놓고 이견만 확인

이런 가운데 중국이 핵심 반도체 장비 업체를 보유한 네덜란드와 상무장관 회담을 열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최근 중국은 노광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네덜란드 기업 ASML 장비 3대를 도입하려 했다가 미국이 네덜란드 당국에 수송 중단을 요청하면서 수입에 실패한 바 있다.

최근 중국은 노광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네덜란드 기업 ASML 장비 3대를 도입하려 했다가 미국이 네덜란드 당국에 수송 중단을 요청하면서 수입에 실패한 바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중국은 노광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네덜란드 기업 ASML 장비 3대를 도입하려 했다가 미국이 네덜란드 당국에 수송 중단을 요청하면서 수입에 실패한 바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8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왕원타오 상무부장(상무장관)은 27일 헤오프레이 판레이우언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과 회담했다. 중국은 ASML의 수출 중단을 미국의 '횡포'나 '일방적인 괴롭힘'으로 규정하면서도 네덜란드에는 '계약 정신 존중'을 요구하는 등 상대적으로 유화적 태도를 보였다.

왕 부장은 "네덜란드가 계약 정신을 굳게 지키고 기업의 계약 의무 이행을 지원하는 한편, 노광장비 무역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보장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판레이우언 장관은 "네덜란드의 수출 통제는 어떤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고, 네덜란드의 결정은 독립·자주적 평가에 따른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 회담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마련됐다. 시진핑 주석은 27일 뤼터 총리를 만나 "인위적으로 기술 장벽을 만들고, 산업과 공급망을 차단하는 것은 분열과 대립을 초래할 뿐"이라며 미국 주도의 대(對)중국 견제 전선에 동참하지 말라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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