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학생 2명 뿐"…'서핑성지' 양양, 국제학교 유치 사활 걸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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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강원도 양양군이 설립을 추진하는 ‘국제학교’ 조감도.

강원도 양양군이 설립을 추진하는 ‘국제학교’ 조감도.

양양군 바닷가에 국제학교 설립 추진

전국 여러 자치단체가 국제학교 설립에 나섰다. 명문 교육기관을 만들어 내·외국인 거주 여건을 개선하면 인구 소멸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강원에서는 양양군을 포함, 춘천·원주·홍천·평창 등 8개 시·군이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부산시, 경남 창원시, 대구 수성구, 전북도 등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교육기관 설립·변경·폐쇄에 관한 승인 권한은 2021년 교육부장관에서 교육감으로 넘어와 국제학교 설립이 다소 쉬워졌다고 한다. 또 특별자치도 특례법을 활용해 설립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양양군이다. 양양군은 양양국제공항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손양면 일대 2만9233㎡(8858평)의 터에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양양군은 이곳에 국제 중·고등학교를 지어 학생 400명을 수용할 계획이다. 전 세계 18개국에 국제학교를 둔 한 재단도 이곳에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이승범(42·강원 양양군)씨는“집 근처 학교엔 같은 반 학생이 2명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이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보냈다”며 “국제학교처럼 경쟁력 있는 교육기관이 생기면 아들을 다시 양양으로 데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강원특별자치도법(특별법)을 개정해야 국제학교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강원도는 특별법 3차 개정안 1호 법안에 ‘글로벌 교육도시 지정 및 국제학교 설립 특례’를 담았다. 강원도는 오는 4월 10일 총선 이후 22대 국회가 출범하면 이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강원도 등은 제주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바탕으로 2011년 이후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영어교육도시에 4개 국제학교를 유치했다. 국제학교가 생긴 뒤 이 지역에선 인구증가와 교육환경 개선, 경제효과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서귀포시 대정읍 인구는 국제학교 개교 전인 2010년 1만6703명에 불과했는데 2017년 2만1024명으로 2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인구는 2만2128명으로 2010년과 비교해 5425명 늘었다.

제주도 내 국제학교들이 모여 있는 제주영어마을 전경. [중앙포토]

제주도 내 국제학교들이 모여 있는 제주영어마을 전경. [중앙포토]

국제학교 지역소멸 해결할 핵심 사업 

김명선 강원도 행정부지사는 "강원 18개 시·군 중 12곳이 인구감소지역이고 4곳은 인구 감소 관심지역"이라며 "국제학교 같은 이름 있는 교육기관을 만들면 인구 감소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학부모 반응도 긍정적이다. 최근 강원도 18개 시·군 학부모 942명을 대상으로 국제학교 설립 필요성을 묻는 조사를 했다. 그 결과 5점 만점에 평균 필요성 점수가 3.83점을 기록했다. 3점 이상이면 국제학교 설립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남 창원시는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 특별법’에 근거해 진해경제자유구역에 초·중·고 통합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진해권 외국교육기관 설립 타당성 조사·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들어간 시는 오늘 7월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부산시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인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 영국 로열러셀스쿨 분교를 이르면 올해 착공할 계획이다. 대구 수성구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수성알파시티에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한다.

민기 제주대 교수는 “과거엔 제주도 하면 말을 떠올렸는데 이제는 국제학교부터 이야기할 정도로 제주 이미지가 바뀐 거 같다”라며 “국제학교가 생기면 학교 주변을 중심으로 타운이 형성되고 자연스럽게 인구가 증가하는 등 여러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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