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찰이 밀크티 가게를 오픈했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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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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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차(警茶)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순찰차로도 불리는 바퀴 달린 그 경찰차(Police Car, 警察車)가 아니다. 마시는 차(茶)다.

최근 중국에서 ‘경찰차(警茶)’가 인기다. 중국 공안부(중국에서 경찰에 가까운 기능을 하는 기관)에서 내놓은 차(茶)가 맞다.

누리꾼은 ‘이 음료를 마셔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어느 브랜드가 이렇게 배짱이 두둑하냐’라고 말한다. 경찰차는 위험과 안전 사이를 오가는, 중국 역사상 가장 위험한 밀크티이자, 가장 안전한 밀크티로 통한다.

경찰차 로고

경찰차 로고

경찰차가 언제 처음 등장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 몇 년 전 중국 지방 파출소에서 사기 방지 지식을 홍보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차를 대접했는데 당시 경찰이 권했던 차를 ‘경찰차’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올해 1월 중국 쑤저우 공안이 ‘경찰차’를 독자적 브랜드로 ‘데뷔’시키면서 경찰차는 더욱 핫해졌다. 경찰차 에코백, 경찰차 핸드폰 케이스 등 굿즈까지 함께 내놨다. 로고는 경찰 방패와 찻잎을 모티브로 만들었으며 네이비 톤을 주요 색으로 사용해 강인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시각적으로 연출했다. 경찰차 출시 이후 매일 점심때만 되면 카페는 음료를 찾는 경찰들로 북적인다.

경찰차 굿즈

경찰차 굿즈

경찰차 매장

경찰차 매장

그런데 중국 공안부는 왜 경찰차를 출시했을까?

많은 음식 중 왜 하필 차(茶)일까?

사실 중국 경찰이 차 음료 산업에 발을 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중국 항저우 공안부도 패왕다희(CHAGEE·중국 밀크티 브랜드)와 콜라보 한 항저우 버전의 경찰차를 출시한 적이 있다. 하얼빈은 최근 빙청 경찰차(冰城警茶)를 내놓기 시작했고 쓰촨성 쯔궁(지명)은 경찰차 역참(驛站)을 설립했다.

경찰도 뛰어든 중국 차 음료 산업의 매력은 무엇인가? 

경찰이 찻집을 낸다고? 반발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목적은 따로 있다. 이익보다는 기능을 중시한다.

‘국가대표’급 밀크티 브랜드인 경찰차는 크게 내부 공급과 외부 공급으로 나뉜다. 내부에 공급되는 밀크티는 주로 직원을 위한 것으로 일종의 경찰 '복지'다. 외부에 공급되는 밀크티는 일회성 행사를 통해 대부분 무료로 배포된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시민이 직접 경찰차 매장에 가서 음료를 사마실 수도 있다. 중국 저장성 궁수구에 있는 경찰차 음료는 배달 플랫폼을 통해 받아볼 수 있다. 가장 비싼 음료가 20위안(3600원)을 넘지 않는다.

이는 젊은 층을 겨냥한 참신한 행보다. 달콤한 밀크티를 통해 경찰과 젊은이들 사이에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고 다양한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틈새를 노렸다. 아이미디어 리서치(iiMedia Research)의 ‘2023~2024년 중국 신(新)차 음료 업계 현황 및 소비 추세 조사 분석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신(新)차 음료의 주요 소비자는 중년과 청년층인데 그중 22세에서 40세 소비자가 86%에 달한다. 이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게 중요한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밀크티나 커피 등 음료를 소비하는 것은 트렌드일 뿐 아니라 사교 방법이기도 하다. 홍보용이든 수익용이든 차(茶)와 결합하면 좋은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다.

경찰차를 홍보하고 있는 경찰

경찰차를 홍보하고 있는 경찰

경찰차의 인기에는 젊은이들의 자발적 홍보도 크게 한몫했다. 경찰(警察[jǐngchá])과 경찰차(警茶[jǐngchá])의 중국어 발음이 같은데 맛보다도 어쩌면 재미를 더 중요시하는 젊은이들에게 ‘동음이의어 개그’는 놓칠 수 없는 밈이었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경찰은 경외감을 느끼게 하는 대상이 아닌가! 그런데 밀크티 가게라니?

밈을 즐기는 젊은이, 친화력을 쌓고 싶은 정부 기관, 저렴하지만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까지 삼박자가 딱 맞았다. 이것이 경찰차가 먹혔던 이유다.

박지후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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