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황선홍호 ‘새 선원들’ 해결사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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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오는 21일과 26일 태국과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에 출전하는 축구 국가대표팀에는 3명의 새로운 얼굴이 눈에 띈다. 공격수 주민규(33)와 수비수 이명재(30·이상 울산HD), 미드필더 정호연(23·광주FC) 등이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11일 태국전에 출전할 23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대표팀 동료들과 반목하며 물의를 빚은 미드필더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을 뽑았다. 그는 지난달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돌출 행동으로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한 여러 명의 동료 선수와 갈등을 빚었다. 당시 선수들 간 몸싸움이 벌어진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이강인은 직접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주장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이강인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축구 국가대표

축구 국가대표

이런 분위기 속에 황 감독이 K리거 주민규·이명재·정호연을 뽑은 것은 대표팀 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쇄신하고 경쟁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중이 담겼다. 기존의 주축 멤버인 유럽파 선수들에게도 자극이 될 전망이다. 이들 3명은 모두 이번에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주민규는 30대에 접어들어 전성기를 맞이한 베테랑 스트라이커다. 2021년 22골(득점왕), 2022년 17골, 2023년 17골(득점왕) 등 지난 3시즌 연속으로 K리그1(1부) 최다 골을 터뜨렸지만, 그동안 대표팀엔 뽑히지 못했다. 특히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대표팀 감독은 그를 철저히 외면했다. 그러나 황 감독은 “지난 3년간 K리그1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주민규가 유일하다. 더는 설명이 필요 없다”며 주민규를 발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덕분에 주민규는 한국 축구대표팀 역사상 가장 많은 나이(33세 333일)에 대표팀에 처음 뽑힌 선수가 됐다.

공격에 주민규가 있다면 후방에선 측면 수비수 이명재가 새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명재는 적임자가 뚜렷하지 않은 대표팀의 왼쪽 측면에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울산에서 이명재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크로스를 시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 슈팅 능력까지 탁월해 황선홍호의 또 다른 공격 카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명재는 지난 5일 열린 전북 현대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32분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려 울산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정호연은 중원을 책임질 기대주다. 2000년생으로 나이는 어리지만, 경력은 선배들 못지않다. 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중원 사령관’으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홍호가 치른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강철 체력을 바탕으로 그라운드 구석구석을 누비며 공·수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로 1, 2라운드를 치른 올 시즌 K리그1에서 정호연은 중원 미드필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경기에서 패스 성공률 91.6%를 기록한 정호연은 경기 당 4.5회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등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펄펄 날았다. 현영민 해설위원은 “새로운 멤버가 합류하면 팀 분위기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주민규·이명재·정호연 모두 실력과 경력이 화려해서 황선홍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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