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900만 그루 심었네"…일회용 줄인 쿠팡이 부른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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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재사용할 수 있는 보냉백인 쿠팡 프레시백.

재사용할 수 있는 보냉백인 쿠팡 프레시백.

‘빠르게’’안전하게’가 중요했던 상품 배송·포장 시장에 ‘친환경’이 새로운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비용과 수고를 감당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고, 환경 당국의 규제도 나날이 까다로워지면서다.

환경부는 다음 달 30일부터 개정된 ‘일회용 수송 포장 규칙’을 시행한다. 택배 포장 시 제품을 제외한 여유 공간이 전체의 50% 이하여야 하고, 포장 횟수도 1회여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과도한 포장을 막아 택배 쓰레기 발생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계도 기간이 끝나는 2년 뒤부터는 이 기준 위반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런 규제 강화 흐름에 유통업계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포장에서 벗어나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포장재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쿠팡 프레시백 사용률 70%

‘다회용 포장’에 적극적인 곳은 쿠팡이다. 쿠팡은 2020년부터 재사용 가능한 보냉 가방인 ‘프레시백’을 도입해 박스 포장을 줄였다. 현재 신선식품 배송 10건 중 7건은 프레시백을 통해 이뤄지는데, 대파 한 단, 두부 한 모, 양파 한 망 등 여러 종류의 신선 식품을 주문하면 프레시백 1개에 한꺼번에 담겨 배송된다. 쿠팡에 따르면 이렇게 대체한 스티로폼 상자만 하루 약 31만 개. 여의도 6.5배 면적의 땅에 연간 9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다. 쿠팡은 이용자에게서 프레시백을 회수해 세척한 뒤 재사용하고 있다. 쿠팡 측은 “이 방식이 정착되고 나니 스티로폼·상자 구입 비용이 줄어 원가도 절감된다”며 “프레시백 사용률을 80%까지 올리는 것이 장기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신선식품 무료 손질·포장 서비스인 ‘프레시테이블’에서 일회용품 제공을 중단했다. 수박·멜론 등 손질이 필요한 과일을 먹기 좋게 소분해주는 서비스인데 이용자는 음식을 담아갈 용기를 직접 가져오거나, 매장에서 다회용기를 구매해야 한다. 7kg 수박 한 통을 소분 포장할 경우 용기 구매비 4000원을 내야하니, 용기 지참을 독려하는 효과가 있다. 이전까지 이 서비스에는 연간 22만여개 플라스틱 일회용 용기가 쓰였다. 현대백화점 측은 “용기 무료 제공을 중단해 연간 6.2톤(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물로 채운 아이스팩, 테이프 없는 상자

신세계백화점이 포장에 활용하는 테이프리스 박스

신세계백화점이 포장에 활용하는 테이프리스 박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업의 노력을 요구하는 최근 흐름에 따라, 기업들은 친환경 포장 제품을 직접 개발해왔다. 쿠팡은 지난 2019년 분리수거가 어려운 젤 타입의 보냉재를 100% 물로만 구성된 아이스팩으로 전환했다. 아이스팩 포장재도 꾸준히 개선 중이다. 생분해성 필름이 코팅된 종이로 바꿨다가 여러 번 써도 찢어지지 않는 재질로 발전시켰다. 쿠팡은 이를 통해 연간 144t에 달하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0월 쓱닷컴의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인 ‘신백선물관’에 접착테이프를 사용하지 않는 ‘테이프 리스 박스’ 포장을 도입했다. 이 상자는 셀로판 테이프를 쓰지 않아도 입구를 닫을 수 있다. 상자를 순서대로 접어 조립한 뒤 상자 윗면에 난 홈에 날개를 끼워 닫는 방식이다. 테이프를 뜯어낼 필요가 없어 상자 재활용에 좋고, 분리수거도 편리한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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