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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주의 최악 위기" …가자 휴전 협상, 막판 줄다리기

중앙일보

입력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휴전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다. 하마스 대표단이 회담 장소인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했지만, 이스라엘이 생존 인질의 명부를 제출받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대표단 파견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시위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시위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CNN 등에 따르면 이날 하마스 가자지구의 2인자로 꼽히는 칼릴 알하이야가 이끄는 협상단이 카이로에 도착했다. 중재를 맡은 미국과 카타르 대표단 역시 카이로에 와 있다고 이집트 현지 매체는 전했다. 하마스는 일단 이슬람의 금식월인 라마단이 시작되는 오는 11일부터 한 달 뒤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4월 9~10일)까지 휴전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가 생존한 인질 명단, 교환 대상 보안 사범 수 등 우리가 요청한 것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다"(타임스오브이스라엘)는 이유로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하마스가 석방을 원하는 포로가 누구인지, 인질 1명당 몇 명이 석방되길 바라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지난 2일 이스라엘 정부가 협상 조건을 "어느 정도 내부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지만, 이스라엘이 수용한 조건이 어떤 내용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의 '항구적 휴전 동의' 없이 인질 석방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이스라엘과 중재국인 미국·카타르·이집트는 프랑스 파리에서 4자 회의를 열고 하마스에 6주간의 가자지구 휴전,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맞교환 등을 담은 협상안을 제시했다.

3일 가자지구 중부지역에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파괴된 트럭의 잔해가 보인다. 신화통신=연합뉴스

3일 가자지구 중부지역에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파괴된 트럭의 잔해가 보인다. 신화통신=연합뉴스

휴전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가자 지구의 인도적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하마스의 통제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근 며칠간 가자지구 카말아드완 병원에서 최소 15명의 어린이가 영양실조, 탈수증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전력 공급도 불안정한 상태라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봉쇄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이스라엘 측이 구호품을 실은 차량의 진입을 막거나 국경 검문소를 폐쇄하는 일이 잦다고 밝혔다. UNRWA에 따르면 지난달 가자지구에 진입한 구호품 트럭 수는 2300여 대로 전월 대비 50%가량 감소했다.

현재 가자지구 전체 인구 220만 명 중 117만 명이 '비상' 수준의 식량 불안에 처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이스라엘에 구호품 반입 허용을 촉구하고, 미국 정부가 구호품을 공중 투하하는 등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지만 외신들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주민 수천 명을 무차별 구금하고 성 학대 등 가혹 행위를 저질렀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UNRWA 보고서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자국 내 임시 군사 시설 3곳에 가자지구의 주민 수천 명을 구금해 구타, 성 학대 등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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