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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최정혁의 마켓 나우

증시의 승자독식을 즐기는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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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최정혁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자산관리학과 교수

최정혁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자산관리학과 교수

미국 증시의 강세를 견인하는 빅테크 7종목 ‘매그니피센트 7(M7)’의 시가총액은 S&P500 지수 전체의 30%에 달한다. 이를 M7을 포함한 상위 10종목으로 넓혀보면 그 비중이 34%로 전체 시가총액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한 국가의 증시가 소수 종목에 집중되는 현상은 비단 미국에만 나타나지 않는다. 톱10 종목의 비중이 우리나라는 49%, 중국은 57%, 독일과 프랑스는 58%로 미국을 크게 상회한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멱함수 법칙(Power Law)’이다. 파레토의 ‘20 대 80의 법칙’처럼 소수의 상위 종목이 절대적 우위를 보이며 전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타 종목들보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마켓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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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종목이 전체 주식시장을 견인하는 현상은 증시의 긴 역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헨드릭 베셈바인더 교수의 2020년 연구에 따르면, 1926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주식시장에서 창출된 주주의 부(富)(1개월 단기국채 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 기준) 약 47조 달러 가운데 절반이 전체 약 2만6000개 상장 기업의 0.3%에 불과한 83개 기업의 주식으로부터 창출된 것이었다. 반면 전체 상장 기업의 절반이 넘는 약 1만5000개 기업의 주식은 무위험 자산인 1개월 단기국채 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렇게 증시의 승자독식 구조를 목격하게 되면 투자자들은 소수의 종목에 집중된 포트폴리오가 답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문제는 탁월한 종목 선정, 즉 소수의 승자를 찾아내는 데 있다. 영원한 승자는 없는 법. 언젠가 M7도 세대교체를 겪게 될 것이고, 그때마다 새로운 승자를 꾸준하게 발굴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랜 증시 역사를 봐도 진정한 승자는 0.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적 어려움은 종목 선정이 명암을 가르는 액티브 투자의 부진한 실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체 액티브 펀드 가운데 벤치마크 지수(인덱스)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소수에 불과했다. 이 같은 부진은 장기 투자로 갈수록 심해져 10년 이상으로 투자 기간을 확장해 보면 전체 펀드의 90% 이상이 인덱스를 밑도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S&P500 지수는 연평균 9.8%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의 대부분은 0.3%에 해당하는 종목들 덕분이다. 인덱스는 소수의 승자를 항상 품고 있다. 물론 다수의 패자도 포함될 테지만 승자의 수익은 패자의 손실을 압도한다. 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개인이라면 프로들도 고전하는 액티브 투자에 에너지를 소모하기보다 인덱스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부의 축적을 위한 최선의 전략이다.

최정혁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자산관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