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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임종석마저 '비명횡사'…"민주당, 온전히 이재명당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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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서울 중-성동갑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컷오프시켰다. 민주당 공천 파동의 뇌관이자 '친문'의 상징인 임 전 실장마저 배제되면서 ‘문ㆍ명(문재인ㆍ이재명) 연대’가 파국을 맞았다는 평가다. 이미 SK(정세균)계와 GT(김근태)계, 친노(親盧ㆍ친노무현)와 동교동계의 탈당이 이어지는 상황과 맞물려 “민주당이 모든 계파를 쳐내고 온전히 ‘이재명당(黨)’으로 변신에 성공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총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홍익표 원내대표 발언 도중 입장하고있다. 김성룡 기자

의총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홍익표 원내대표 발언 도중 입장하고있다. 김성룡 기자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 하기로 의결했다. 전 전 위원장은 지난달부터 당 대표 정치테러대책위원장을 맡아 왔다. 이 지역 출마를 희망했던 임 전 실장은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인 임 전 실장마저 공천 배제되자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잠재적 경쟁자를 다 솎아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원조 친노’ 김종민 의원과 SK계 이원욱 의원은 지난 1월 “민주당이 ‘이재명 중심 단결’만 외치고 있다”며 탈당했다. 지난 19일엔 SK계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의원평가 ‘하위 20%’ 통보에 반발하며 탈당했다. GT계 인재근 의원 지역구인 서울 도봉갑에는 친명계 안귀령 부대변인이 전략공천됐다. GT계 기동민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성북을도 이날 공관위가 전략공관위로 이관하면서 사실상 기 의원 컷오프 수순에 들어갔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경기도와 포럼 사의재, 한반도평화포럼 등의 주최로 열린 ‘4?27 판문점 선언’ 5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경기도와 포럼 사의재, 한반도평화포럼 등의 주최로 열린 ‘4?27 판문점 선언’ 5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공천 불이익도 친문계에 쏟아졌다. 홍영표ㆍ전해철ㆍ윤영찬 의원이 하위 20% 통보를 받았고, 박광온ㆍ도종환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은 원외 친명 인사와 경선을 앞두고 있다. 반면에 정청래ㆍ서영교ㆍ박찬대ㆍ김영진ㆍ장경태ㆍ천준호 의원 등 친명계가 대거 단수공천을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도 ‘비명횡사’를 비켜나지 못했다. DJ 청와대에서 제1부속실장을 지낸 김한정 의원이 하위 10% 통보를 받았고, 하위 20% 평가에 반발하며 탈당을 예고했던 '동교동계' 설훈 의원은 27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당 대표와 사무총장이 같이 물러나라. 마지막으로 하는 민주당에 대한 애정어린 충고”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박용진·송갑석 의원도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 한 비명계 인사는 “민주당은 그간 각 계파의 존재를 일부 인정하면서 서로 공존해왔는데, 이 대표가 무자비한 공천학살로 당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송두리째 날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간 잠복해있던 비명계의 불만이 27일 '임종석 컷오프'로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26일)부터 당무를 거부해온 친문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고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에서 “공천갈등과 무(無)전략에 대한 비판을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문제제기를 했는데, ‘차라리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홍영표, 박용진, 노웅래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성룡 기자

홍영표, 박용진, 노웅래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성룡 기자

홍영표 의원은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일만 보더라도 ‘명ㆍ문 정당’이 아니라 ‘멸(滅)문정당’이 되고 있다. 총선 승리와는 멀어지는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위 10% 통보를 받은 박영순 의원은 이날 “더 이상 이 대표의 ‘사당(私黨)’으로 전락한 민주당에서는 정당 민주주의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며 이낙연 전 대표가 있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했다.

당 안팎에선 친문 핵심인 홍영표·전해철 의원이나 586 세대 맏형 격인 이인영 의원의 행보에 주목한다. 이들이 단수 공천을 받거나 경선 기회를 부여받으면 추가 탈당이 잦아들겠지만,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질 경우 집단 탈당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에서는 이들이 탈당 후 ‘무소속 연대’를 결성한 뒤 자신과 재결합하는 시나리오도 그리고 있다.

다만 총선이 40여일밖에 남지 않아 “분당 자체가 불가능”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의원 개인이 탈당하더라도 지역 조직을 움직이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친명계에선 “지금은 홍역을 치르지만 이번주 공천이 마무리되고 총선 체제에 들어서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정권 심판론이 몰아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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