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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한강 리버버스, 카페·매점으로 흑자?…통근용인가 관광용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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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갑생 기자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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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 교통전문기자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80%.’

서울시가 10월부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인 ‘한강 리버버스(수상버스)’의 운영수입 중 선착장과 배에서 운영할 카페·매점·식당 수익 등으로 충당할 비중이다. 배를 타면서 내는 요금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이런 수입 구조로 3년 뒤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거란 게 서울시 전망이다. 교통 전문가들은 “(리버버스가) 통근보다는 사실상 관광이 주목적이란 걸 의미하는 셈”이라고 지적한다.

올 10월부터 수상버스 8척 운항
운영수입 중 부대사업 80% 책정
전문가 “지하철 능가 장점 없어”
통근객 더 끌어들일 대책 필요

10월부터 한강에서 운항을 시작하는 리버버스의 조감도. 탑승 인원은 200명가량으로 최대속력은 시속 37㎞다. [사진 서울시]

10월부터 한강에서 운항을 시작하는 리버버스의 조감도. 탑승 인원은 200명가량으로 최대속력은 시속 37㎞다. [사진 서울시]

27일 서울시가 국회 김학용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리버버스 운영 활성화 방안 용역 보고서 개요’에 따르면 한강 리버버스 선착장은 마곡·망원·여의도·잠원·옥수·뚝섬·잠실 등 7곳에 설치되며, 모두 8척의 배가 운항한다. 당초 검토됐던 김포~서울 노선은 포함되지 않았다. 평일에는 총 68회 운항하며, 한번 탈 때 요금은 3000원을 받는다. 운항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는 15분, 그 외에는 30분이다.

수요는 2030년 기준으로 8척을 가동할 때 하루 평균 5230명으로, 이 가운데 통근수요가 3735명, 관광이 1495명이었다. 평일 기준으로 200석짜리 배 한편 당 통근수요는 55명, 관광은 22명가량 된다는 계산이다. 서울시는 2030년까지 운항 선박 수를 더 늘리면 연간 최대 250만명까지 이용할 거라고 추산한다. 서울시가 발주한 리버버스 운영 활성화 방안 용역은 지난해 8월 시작됐으며, 오는 6월 완료될 예정이다. 중간결과만 나왔고 최종보고서는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 이달 초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역 중간결과 등을 바탕으로 한강 리버버스를 10월부터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부대사업 수익 지나치게 낙관” 지적

서울시에 따르면 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수익구조는 요금 20%, 부대사업 80%로 짜여있다.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부대사업(임대료 등 포함) 비중이 10% 안팎인 걸 고려하면 리버버스는 부대사업이 차지하는 몫이 이례적으로 높다. 서울시는 리버버스 8척 기준으로 향후 6년간(2025~2030년) 매년 평균 110억원의 운영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면서 운항 3년 뒤면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예림 서울시 한강전략사업부장은 “현재도 한강을 찾는 시민이 많은 데다 리버버스가 활성화되면 더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선착장 내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수요가 더 늘어나고, 기존의 주변 시설들도 함께 혜택을 볼 수 있을 거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리버버스 사업자인 이랜드그룹과 운영수익이 비용에 미달할 경우 차액을 보전해주는 내용의 협약도 맺었다.

교통 전문가들은 당초 리버버스가 지난해 김포신도시의 극심한 교통난을 덜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거론된 걸 고려하면 사업 구조가 모호하다고 지적한다. 서울시도 지난해 6월 사업자를 공모하면서 리버버스를 수상 대중교통으로 명시한 바 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예상 수익창출 부문 및 조사결과 등을 볼 때, 출퇴근보다는 관광목적용으로 활용될 여지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박경철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부대사업 비중이 80%라면 리버버스 사업이 아니라 한강고수부지 상가사업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라며 “애초 언급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주객이 전도된 이상한 구조가 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부대사업 수익 규모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는 지적도 있다.

바쁜 출퇴근 시간에 이용할까

현재대로라면 리버버스가 통근용 교통수단으로서는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현 한국교통대 교통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도심 통근수단은 출퇴근 때 배차 간격이 적어도 3~5분 이내로 설정돼야 하는데 리버버스는 15분으로 광역 또는 지역 간 교통수단 수준에 그친다”며 “요금도 지하철·버스보다 비싸기 때문에 통근교통수단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서비스 지표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김동규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출퇴근 통행은 특히나 통행시간에 민감하다”며 “잠실~마곡 구간을 예로 들어 지하철로 1시간 안팎이면 이동할 수 있는데, 집에서 선착장까지 가서 54분 걸리는 급행 리버버스를 타고 다시 선착장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려는 수요가 얼마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동주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도 “리버버스가 부대시설이 많고 앉아서 출퇴근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요금이 다른 대중교통수단보다 비싸고 총 통행시간이 지하철보다 더 걸릴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보면 리버버스가 지하철보다 통행시간 측면에서 비교우위가 있는 경우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착장 주변에 주차장 설치해야”

실제로 서울시도 리버버스가 버스·지하철과 비교해 통행시간 절감 효과가 얼마나 있느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서울은 이미 버스·지하철 등의 대중교통 체계가 너무 잘 되어 있어 기존 대중교통과 비교해 통행시간 절감 효과를 모든 노선에서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다만 ‘망원~여의도’ 및 ‘여의도~잠실(급행)’처럼 특정 지역과 노선에선 통행시간 절감 효과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는 정도의 답변이었다.

이 때문에 리버버스 활성화를 위해 통근 수요를 더 확보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현재로선 통근교통수단으로서 리버버스의 활용성과 사업성이 거의 없다”며 “사업성을 안정적으로 높이려면 선착장까지 도보 5분 권역의 고밀도 복합개발 등을 통해 기종점 통행량을 대폭 발생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현 교수도 “기존 자가용 이용자를 흡수하기 위해 ‘파크 앤 라이드(Park and Ride·승차지점까지 자가용으로 이동해 주차한 뒤 대중교통으로 갈아타는 방식)’를 할 수 있도록 선착장 주변에 무료 주차장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